그동안 베일에 가려있던 정부의 장애인연금법안이 지난 7월 23일 드디어 입법예고 되었다. 장애인 대중이 그토록 기다려왔던 장애인연금에 대해 정부가 법안을 냈으니, 많은 이들이 기뻐해야 마땅할 터이다. 그러나 들려오는 것은 온통 규탄과 분노의 목소리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가 입법예고한 ‘중증장애인 기초장애연금법안’은 결코 연금이라는 이름이 부여될 수 없는 기만적인 내용과 문구들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이다.

장애수당이 장애와 연동된 추가비용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면, 장애인연금은 장애로 인한 소득의 감소를 보전하기 위한 것이어야만 한다. 즉, 노동시장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있는 다수의 장애인들에게 장애인연금은, 말 그대로의 먹고 살아갈 생계비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기초장애연금법안은 2010년을 기준으로 9만1000원의 기본급여를 지급하겠다고 한다. 즉, 정부는 장애인 대중에게 9만원이라는 돈으로 어떻게든 먹고 살아가라고 강요를 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기초장애연금법안은 경증장애인을 원천적으로 배제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소득을 지니고 있지 못한 많은 장애인 대중을 다시 한 번 절벽으로 내모는 폭력을 자행하고 있다.

또한 기초생활수급권자의 경우에도 연금 수급액만큼 기초생활수급권의 생계비가 차감됨으로써, 가장 열악한 계층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는 제도가 되고 말았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개인에게 지급되는 연금의 수급권을 배우자뿐만 아니라 1촌 이내의 직계혈족의 소득과 재산, 생활수준에 의해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다음의 세 가지 요구 사항을 장애인연금에 대한 최소한의 마지노선으로서 강력히 요구한다.

첫째, 장애인연금을 경증장애인을 포함하여 소득수준이 하위 70%에 해당하는 장애인 모두에게 지급하라. 둘째, 최소 25만 원 이상의 현실적인 연금액을 보장하라. 셋째, 기초생활수급권자도 소득의 상승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장애인연금액의 30%만을 소득평가액에 반영하라.

이러한 최소한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정부의 기초장애연금법안을 전면 거부할 것이며, 장애인연금법공동투쟁단과 더불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에 나설 것임을 엄중히 경고하는 바이다.

2009. 7. 28.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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