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폭염 특보가 내려진 인천에서 쓰러져 숨진 20대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당일 일당 7만원을 벌려고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열사병에 걸린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인천 중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3일 인천시 동구 한 버스정류장 인근 화단에서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진 A(21)씨는 당일 오후 아파트에 전단지를 붙이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당일 인천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었으며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은 30도를 웃돌았다. A씨는 무더위 속에서 당일 오후 1시부터 인천시 동구 송림동 한 아파트에서 개업 헬스장의 전단지를 각 세대의 현관문 옆에 붙이는 일을 했다.

전단지 500장을 아파트에 붙이고 받기로 한 일당은 7만원 수준이었다. 그는 당일 오후 1시부터 2시 10분께까지 전단지를 100장가량 붙였으나 무더위에 몸이 좋지 않자 업체 사장에게 연락해 귀가하겠다고 했다.

이후 당일 오후 4시 19분께 A씨는 이 아파트와 2㎞가량 떨어진 송림공구상가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쓰러졌다. 경찰은 A씨가 주변 지리를 잘 몰라 이용할 대중교통을 찾던 중 쓰러진 것으로 추정했다. 남은 전단지 400장이 든 가방은 쓰러진 지점과 5∼6m 떨어진 장소에서 발견됐다.

A씨가 소지하고 있던 지갑에서는 교통카드 이외에 현금이나 신용카드 등 다른 결제 수단은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행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당일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다음날인 8월 4일 오전 숨졌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의 시신 부검을 의뢰한 결과 '열사병이 사인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아버지와 함께 경기도 부천시 한 주택에 거주하던 A씨는 인천뿐만 아니라 서울시 마포구·강남구, 경기도 성남시 등지에서도 유사한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사연이 안타까워 그의 아버지에게 지방자치단체에서 장례지원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했다"고 말했다.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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