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인인력개발원 조남범 원장

민간자원 적극 활용해 보다 활성화된 일자리 창출에 기여

노인일자리사업에 대한 법적체계 구축 등 제도개선에 노력

“사회복지는 ‘윤리’와 ‘투명’이 절대적 가치” 철학이자 이념

조남범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은 지난 2월 18일 취임한 이후 노인 일자리 사업 파악을 위해 현장을 집중적으로 뛰어다녔다. 현장을 다니면서 조 원장은 “노인일자리 사업의 활성화와 이를 통한 국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우선 그동안 공공근로분야에 치우쳐 있는 노인 일자리의 환경을 개선해 사회에서의 경험과 지혜를 살릴 수 있는 일자리 창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경제상황이 나은 노인들에게는 사회에 적극 참여해 사회에 공헌하는 동시에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일자리와 더불어 사회참여를 동시에 유도하는 균형 잡힌 노인복지정책을 펼친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우선 노인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노인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사회전반에 알린다는 것이다. 이런 모든 복지를 위해 조 원장은 ‘윤리’와 ‘투명’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리와 투명이 무너지면 사회복지가 무너진다는 것이 조 원장의 철학이자 이념이다. 이를 개발원 직원들에게도 각인시키기 위해 취임 한 달도 되기 전인 3월 11일 ‘개발원 고객서비스헌장 및 윤리헌장 선포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조남범 원장을 만나 그의 경영철학과 소신을 들어봤다.

지난 2월 18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으로 취임한지 약 5개월이 지났다. 짧은 기간이지만 지난 임기를 평가한다면?

지난 5개월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으로써 전체적인 업무파악을 위해 현장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노인일자리사업 수행기관의 기관장, 실무자, 참여어르신들을 직접 만나 노인일자리사업의 성과와 어려운 여건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던 시간들이 전체적인 업무를 빨리 파악할 수 있었던 좋은 계기였던 것 같다. 이들을 만나보니 노인일자리사업의 확대와 더불어 국가경쟁력에 기여하고자 하는 방향을 설정하는 계기가 마련된 시기였다.

또한 조직 내부적으로도 직원들을 일일이 개별면담 해 개발원과 노인일자리사업에 대한 생각을 나누었고, 이를 기반으로 좀 더 적극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조직개편을 실시해 이제 전체적인 안정기에 들어선 상태라고 자체적으로 평가한다.

원장으로 취임하면서 꼭 추진하고 싶은 사업이 있었을 텐데 현재의 추진상황은?

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은 기본적인 사업이지만 특히 베이비붐세대, 연금세대들의 활기찬 노후를 위해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지원하고자 한다. 

이는 일자리사업과 더불어 사회참여를 통해 활기찬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즉, 경제가 어려운 분들에게는 일자리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경제가 좀 나은 어르신들에게는 적극적인 사회참여로 균형 있는 노인복지정책을 펴나가자는 의미다. 건강한 노인들이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앞으로 개발원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이번 조직개편 때 ‘사회참여지원팀’을 신설했다. 사회참여지원팀에서는 노인들의 활기찬 노후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 노인일자리사업 등을 통해 생산되고 있는 다양한 노인생산품을 널리 알려 일반인들에게 좋은 상품으로 유통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현재 노인일자리사업으로 통해 생산되고 있는 공예품, 공산품, 식품 등의 대부분은 손수 제작하기 하기 때문에 품질과 맛을 보장할 수 있다. 그러나 단가나 시장성 등이 부족해 아직 널리 보급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정성이 담긴 생산품이 적극적으로 홍보될 수 있도록 현재 온라인쇼핑몰을 제작하고 있는 중이다.

노인 일자리에 대해서 정의를 한다면?

노인일자리는 말 그대로 정의하자면, 노인이 일할 수 있는 모든 일자리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사회적으로 안전망이 구축된다는 점에서 이전부터 사회적인 기반이 마련돼 일을 하고 있는 노인분들과 구분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노인일자리는 국가나 사회가 지원해 건강한 노인들의 경륜과 지혜를 사회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로 정의내릴 수 있겠다.

노인인력개발원에서는 ‘우체국 실버택배사업’과 ‘투어토커’ 등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해 많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 일자리 추진 목표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노인일자리사업은 공공분야와 민간분야로 나뉜다. 우체국 실버택배사업과 투어토커사업 등은 민간분야로 분류한다. 정부예산에서 인건비를 직접적으로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일자리 추진 목표는 공공분야 17만4000자리, 민간분야 2만2000자리가 목표다.

공공분야 일자리사업은 내실화에 중심을 두는 사업이며, 사업개발을 통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민간분야 일자리사업이다. 올해 중점 추진되고 있는 민간분야 일자리사업은 국토해양부(한국해양환경관리공단)와 추진해 725명의 어르신이 일하고 있는 바다사랑지킴이사업, 그리고 우체국실배택배사업, 투어토커사업 등이 있다. 특히 택배사업은 전국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려고 한다. 현재는 강원도 태백시와 공동으로 지역의 현실에 밝은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는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정부에서 최근 많은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20만원 인생’이라는 푸념도 나오고 있는 등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은 안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안을 제시한다면? 

노인일자리사업은 2004년도부터 시작했다. 당시 20만원이었던 인건비 수준이 물가상승 등 경제상황과는 다르게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점에 대한 불만은 참여어르신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정책대상자를 위해서는 양적, 질적으로 향상되는 것이 가장 좋은 정책방향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우선 다양한 아이템으로 운영되고 있는 노인일자리사업을 유형별 업무내용과 업무강도 등으로 분석해 인건비 차등지급 등의 방안이 강구 될 수 있는 지 내부적으로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노인일자리 사업의 대부분이 사회공헌 일자리로 거리환경 정비나 유원지 오물수거 등으로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컴퓨터분야라든가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부분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데 원장님의 의견은?

노인일자리사업 대부분이 공공분야 일자리사업이다보니 사회적으로 다소 부정적 인식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처음 노인일자리사업이 시작됐을 때와는 달리 환경개선사업이라 하더라도 단순 거리청소가 아닌 환경개선 등 그 내용적인 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올해에는 아동안전보호, 문화재지킴이, 도서관사서도우미 등 사회문제에 대응하고 지역사회에 유용한 사업을 역점사업으로 지정해 적극 추진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개발원에서는 그동안 사회에서 활동한 경륜과 경험, 지혜 등을 퇴직 후에도 사회에 재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 사업 창출에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공공분야의 교육형사업은 기존에 가지고 있는 경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이다. 이런 일자리 사업 창출이 개발원의 할 일이고 그렇게 할 것이다.

노인일자리사업에 정부 차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민간자원을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는 연구보고서도 속속 나오고 있다. 노인 일자리 사업 활성화에 대한 조언을 한다면?

노인일자리사업은 정부지원으로만은 한계가 있다. 개발원 또한 민간분야의 자원을 적극 활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사회적으로 인식이 부족하다보니 문을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지속적인 인식개선을 위한 대국민 홍보활동과 민간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 또한 쉽지 않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목표를 세워 끊임없이 노력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면 민간자원의 자발적 참여와 활용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 이번에 조직개편 때에 ‘홍보협력팀’을 신설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에 대한 대내외 홍보 업무를 맡는다. 두드리다보면 언젠가는 노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것이다. 자연히 기업에서도 노인들을 필요로 하는 업무가 반드시 있을 것이고 노인들을 수용하는 폭도 넓어질 것이다. 인식 개선이 우선이다.

올해에는 복지기금을 유용한 사례가 많이 적발되고 있다. 사회복지를 하는 기관이나 공무원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개발원에서는 부정부패 방지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 있는가?

저는 개발원 취임 후 지난 3월 11일, 고객서비스헌장 및 윤리경영선포식을 통해 윤리경영, 투명경영을 선포하고 고객서비스 만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대외적으로 약속한 바 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20여년간 일하면서 얻은 철학은 ‘윤리’와 ‘투명’이다. 이것이 아니면 모든 것을 다 잃는다는 철학을 깨우쳤다. 그동안 박봉에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국가 복지에 기여한다는 자존심 하나였다. 이 자존심이 무너지면 철학과 이념이 모두 무너진다. 사회복지를 하는 사람이라면 윤리와 투명성 등 가치철학 무장이 절대적이다. 공공기관도 마찬가지다. 철학과 이념이 흔들리면 공공기관의 사회복지는 무너진다. 사회복지분야에 근무하는 종사자라면 누구보다도 윤리의식, 공공의 직무에 대한 가치, 철학적 무장이 돼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를 실천하는 분들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우리 직원에게도 이런 이념을 강조하며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임기 중에 꼭 추진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퇴직 전에 사회에 나가 일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노후설계프로그램과 함께 ‘일자리상담전문가’를 육성하는 게 목표다. 다시 말해 일자리상담전문가에 대한 자격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노후의 욕구를 적정 대응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해 제도화 한다면 보다 노인 일자리 창출에 효과를 볼 것이라 생각한다. 아울러 일자리 사업에 대한 제도개선에 착수할 생각이다. 노인일자리 사업에 대한 법적 조치가 미흡한 게 사실이다. 따라서 현재 노인일자리 사업에 있어서 개선할 부분에 대해 ‘제도개선발전위원회’를 만들어 법적 체계를 구축한다면 노인 일자리 창출에 있어서 보다 탄력 있게 해 나갈 것이다.

이외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노인이라고 생각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이 들고 나약해 보호해야만 하는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부정적 인식이 많다. 고령사회를 앞두고 노인은 이제 더 이상 보호대상이 아닌 함께 사회를 이루고 이끌어가는 대상이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하는 운동을 펼치는 등 형성에 중점을 두고 사회분위기 조성에 개발원이 앞장설 것이다. 노인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보편화돼 고령사회를 대비하는 우리들의 선진적 인식이 갖춰지길 바란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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