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녀 돌봄 부담이 크게 증가했으며, 자녀를 둔 가정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자녀의 언어 발달이나 사회성 발달이 지연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의 '코로나19 이후 가족생활 실태 및 가족 서비스 수요조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일반 국민 1500명과 올해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이용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가족생활 변화상을 조사한 결과, 자녀 돌봄 부담이 증가했다는 응답자가 69.9%에 달했다.

구체적으로는 식사 챙기기로 인한 부담이 늘었다는 응답자가 24.0%를 차지했다. 이어 자녀의 학습지도(22.2%), 갑작스러운 유치원 휴원과 등교 중단으로 인한 돌봄 공백(15.3%)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응답자가 많았다.

자녀 돌봄 부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처방안은 본인이나 가족이 직접 돌보는 경우가 60.4%로 가장 많았다. 보육시설이나 유치원 등 돌봄 기관 서비스 이용(18.1%), 정부 지원 가정방문 아이돌봄 서비스 이용(8.8%)이 뒤를 이었다.

또 자녀의 온라인 학습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59.4%는 온라인 학습에 대한 스트레스가 늘었다고 답했다. 스트레스가 늘어난 원인으로는 응답자의 52.9%가 학습 기회와 학습의 질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자녀의 언어·사회성 발달에 문제가 생겼다는 응답자는 52.5%에 달했다. 코로나19 확산 후 고용과 근무 형태에 변화가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17.5%에 달했으며 이들 가운데 45.4%는 실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우울감과 고독감이 늘었다는 응답자는 각각 42.3%, 40.0%를 차지했다. 또 불행감이 늘었다는 응답자도 32.7%에 달했다. 이처럼 부정적 감정이 늘어난 이유로는 외부활동 감소(32.5%), 대인관계의 심리적 거리가 멀어진 점(27.1%) 등을 꼽았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족과 함께 하는 문화 활동 등을 통해 자녀의 언어발달 및 사회성을 촉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가족 단위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질그룹 집단프로그램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축소된 사회활동 경험 기회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개인과 가족의 심리 방역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정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건강가정진흥원은 5일 공식 유튜브에 공개하는 '2021년 제2차 온라인 가족포럼'을 통해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