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이 운동진영의 중요한 화두로 제기되고 있지만, 불안정노동과 빈곤, 실업과 빈곤, 여성의 빈곤 등 각기 다른 주제의 빈곤으로 접근하고 있어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진영들의 공통된 화제가 필요하다."

17일 빈곤연대 주최로 최근 불거지고 있는 빈곤을 주제로 활발한 활동을 진행중인 운동진영들의 양상을 파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17일 중앙대학교 대학원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빈곤문제해결을 위한 운동진영의 과제'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빈곤연대(준) 유의선 사무국장은 최근에 제기되고 있는 빈곤운동 진영의 양상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빈곤해결을 위한 사회연대(준) 주최로 마련된 이날 토론회에서 그는 빈곤에 대한 정부정책과 관련, "정부는 '빈부격차 차별시정위원회'를 중심으로 일을 통한 빈곤탈출 지원방안, 차상위계층에 대한 부분급여 확대, 근로소득보전세제 도입 추진, 긴급생계급여 대책 등을 내놓고 있다"면서 "그러나 1천만 빈곤인구 중 기초법 수급자가 138만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기초법 개선을 통한 사각지대 해소야말로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최근 한나라당에 의해 근로능력자와 근로무능력자는 각각 다른 정책방향이므로 근로능력자를 수급자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는 기초법 개선과 일을 통한 빈곤탈출 방안이 맞물리면서 근로능력자를 수급대상에서 제외시키려는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운동진영의 최근 흐름에 대해 "'빈곤'이 운동진영의 주요한 화두이기는 하나 구체적인 계획을 제출하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고, '빈곤'을 대표할만한 사안이 부재하다"면서 "또한 '빈곤'이 새로운 대중을 조직하기보다는 이미 조직되어 있는 조직의 문제를 '빈곤'을 통해 드러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유 사무국장은 "한국사회 빈곤을 양산하는 구조를 파악하고 제거하기 위한 '빈곤해결을 위한 해결'이기보다는 각 주체의 상황과 요구를 빈곤이라는 동일한 결과로 발언하는 수준"이라며 "각각의 다른 주체, 다른 조직화 대상, 이에 따른 요구들이 혼재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그는 "사회적 빈곤을 구체화시켜 빈곤에 맞서는 노동권, 기본생활권 쟁취와 함께 대중주체 형성을 위한 연대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빈곤대책의 일환으로 전개되고 있는 자활사업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한국자활후견기관협회 최준 정책기획국장의 발제가 이루어졌다.

최 국장은 "현재 자활후견기관의 사업이 전체 자활사업을 담당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이는 역으로 정부의 자활사업에 대한 제도적 지원과 예산의 지원이 부족함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자활사업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서는 한국사회복지 전체 시스템 및 노동환경의 이해 속에서 자활의 배치와 이해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활사업의 쟁점으로 △조건부 수급자의 적정성 확인을 위한 인프라 구축 및 시스템 도입 △참여 프로그램의 적정성 △지역사회와의 연계성 등을 꼽으며, 이는 사회진영의 공동과제라고 주장했다.

최 국장은 이러한 쟁점을 불식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자활사업의 실질적으로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자활지원제도 개선과 함께 예산 증액 △민관협력의 기반으로 자활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자율성 보장 △참여 주민의 법적 지위 보장 △보호된 시장 정책을 전제로 1차적으로 국가 영역의 사업에 대해 자활사업의 연계 체계 구축 등을 제안했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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