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한 정신의료기관에서 전문의의 구체적인 처방 없이 입원환자들에게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하고, 병동 청소 등을 시켜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조치에 나섰다.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B씨(37세)는 지난 3월 “아는 사람이 경기도의 A의원에 입원했는데, 입원 직후부터 부당하게 청소 등 작업을 시키고 보호자와의 전화 연락도 제한했다”며 진정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의원 측은 일부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병동 청소 등을 도왔을 뿐 작업을 강요한 바 없고, 외부와의 전화 통화를 제한한 것은 당시 환자의 정신과적 상태가 심각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 조사결과 이 병원은 개별 환자의 상태에 대한 고려나 정신과전문의의 구체적인 상담 또는 처방 없이 일률적으로 전화사용을 제한하고 있었다.

또한 의원 측이 강제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입원환자들은 치료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관행적으로 병실이나 화장실 청소 등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환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간식 등을 제공한 일도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신보건법과 작업치료지침에 따르면 환자들의 교통·통신 제한과 작업참여 시에는 치료를 위해 불가피할 경우에 한해 치료적 수단으로서만 환자별로 담당 주치의의 구체적 판단과 지시를 명확히 기록하고 시행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A 의원의 행위가 입원환자의 행복추구권, 통신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것이며, ‘정신보건법’에도 위반된다고 지난 7일 판단, A 의원에 통신 제한과 작업 참여는 치료 수단에 한정해 정신과전문의의 처방으로서만 최소한으로 활용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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