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차기 세계노년학대회장 선출

2013년 서울대회 개최…고령화 방향 제시

개도국 노인문제 이슈화해 UN차원서 해결

“고령사회의 비전과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 활기찬 고령사회를 구축하는데 앞장설 것입니다.”

 

‘활기찬 고령사회를 위하여’라는 모토로 2008년 9월 25일 1차 총회를 가진 후 지난 5월 15일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사단법인 허가를 받은 한국고령화사회비전연합회 수장을 맡고 있는 차흥봉 회장의 각오다.

 

차 회장은 노인복지와 장애인 복지의 전문가다. 1981년 6월 5일 노인.장애인 복지법이 동시에 국회를 통과했는데 그 초안을 차 회장이 만들었다. 그의 전문성은 우리나라 복지정책을 강조해 온 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알려져 당시 복지부 장관을 맡아 우리나라 복지정책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차 회장은 지난 7월 5~9일 프랑스에서 열린 제19차 세계노년학.노인의학 대회에서 차기 세계노년학회 회장으로 선출돼 이제는 세계의 노인복지정책을 지휘한다.

 

차 회장은 세계노년학회장 임기 중 개발도상국가의 노인문제를 이슈화해 이들의 노인문제를 UN 차원에서 해결하고 싶다는 포부다. 차흥봉 회장을 만나 국내와 해외의 각종 노인문제의 해결 방향을 들어봤다.

한국고령화사회비전연합회는 무엇을 하는 기관인가

우리는 지금 고령사화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이 고령사회의 도전에 슬기롭게 대응해야 한다. 저출산.고령화로 대변되는 고령사회에서 경제의 지속적 성장과 국민생활수준의 향상을 위해서는 크게 증가하는 노년 인구층의 적극적 참여와 생산적 활동이 필수적이다. 우리 연합회는 고령사회.노인문제에 관한 연구.교육.봉사 등을 실천사업으로 활기찬 노령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고자 한다.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설명을 부탁한다

‘HAPI 新노인’ 추구다. 건강한 노년(Healthy Aging), 활동적인 노년(Active Aging), t생산적인 노년(Productive Aging), 통합적인 노년(Integrative Aging)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고령사회.노인문제에 관한 연구 및 정책을 개발하고 노인 및 고령자에 대한 교육과 상담, 노인 및 고령자의 사회적 역할 증진, 新노인 운동 전개, 관련 학계와 단체 등과 학술활동 및 교류 그리고 회원의 능력개발 및 권익보호를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런 사업을 통해 HAPI 新노인을 만들면 고령사회를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노인 일자리가 심각하다

노인은 일할 능력이 떨어지고 병약하고 무능하다는 부정적인 의식구조가 노인들을 사회에서 더욱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 노인 일자리를 창출할 경제구조가 미약한 것도 문제 중 하나이다.

 

최근 복지부에서는 노인인력개발원과 시니어클럽 등을 만들어 노인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고 있다. 노인 복지에 신경을 쓴 것이 불과 10년도 안됐다.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노인 일자리 증가를 위해서는 정책을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동부 소관의 고용정책과 복지부 소관의 복지정책으로 이원화해야 한다.

 

고용정책은 시장경제 내에서 정식 고용의 정년제 연장과 최저임금 적용 등을 적용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정년은 평균 56세에 불과하다. 유럽은 정년을 70세로 연장했다. 현장에서는 정년 전에 퇴직하는 사례도 상당수 있다. 기업과 정부가 머리를 맞대 해결해야 한다.

 

복지정책은 현재의 단편적이고 지속적이지 못한 일자리로 인해 노인들이 불안정하게 생각한다. 일자리를 위한 숫자만 채운다는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하지만 유럽 등 선진국의 사례를 볼 경우 이같은 우려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나라 노인복지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고령자 자립사회’를 만들고, ‘노인복지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노인 복지는 과거 가족부양에 의존하던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가가 더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이를 위해 건강과 경제 그리고 사회적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

 

건강부분에서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혜택자가 현재 25만명에서 50만명으로 확대하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등 내실화를 기해야 한다. 병원치료보다는 예방치료 방식으로 선회해야한다. 노인 의료비가 전체 건강보험의 30%에 달한다. 자칫 건강보험제도가 무너질 수도 있다.

 

소득분야에서는 국민연금을 제대로 발전시켜야 한다.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과의 관계설정이 중요하다. 기초노령연금으로는 소득보장이 되지 않는다.

 

사회적 활동분야에서는 지역사회가 중심이 돼 각종 서비스 자립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노인문제 해결은 통합형 마음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지나온 인생과정을 후회하지 않고 자기가 한 일에 만족하며 지금 현재 상태에서 최선을 다해 활동하고 앞으로 다가오는 미래를 담담하게 맞이하는 자아통합형 마음자세를 심리학적 통합이라고 한다. 노인심리학에서는 바로 이와같은 통합형 마음가짐이 성공적 노년생활에 매우 중요하다고 하고 있다.

 

노년기에 자아통합을 이루게 되면 자신의 인생을 재해석해 과거와 미래에 대한 조화로운 관점을 가지게 된다. 또 주변여건에 감사하며,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를 갖고, 주변인들과 조화를 이루며, 경제적 제약을 초월해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죽음까지도 편안하게 수용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노년기에 자아통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취도와 미래의 변화에 대한 불안감 등 부정적 심리상태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노년학회 차기회장으로 당선됐다

세계노년학.노인의학회는 1950년 7월 벨기에서 출범했다. 6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 66개국의 70개 학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세계노인 관련학자와 전문가들이 모인 기구다.

 

지난 7월 6일 프랑스 파리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9차 세계노년학.노인의학대회 이사회에서 차기회장으로 선출됐다. 올해부터 2017년까지 8년 동안 회장직을 수행한다.

 

2013년 6월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서울 코엑스에서는 제20차 세계노년학대회도 개최한다. 20차 서울대회에서 조직위원장 자격으로 대회를 이끈다. 1978년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다.

 

서울대회는 6월 23일부터 28일까지 6일간 ‘디지털 에이징, 모든 세대를 위한 새로운 지평’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80개국에서 6000여명의 학자들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차 서울대회는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개최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세계 학자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한국 노년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우리나라 고령화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세계대회 차기회장 임기 중에 추진하고 싶은 사업은

한국의 노인복지를 개발도상국에 전파하고 싶다. 한국은 개발도상국의 선두주자로서 노인복지 또한 선진국에 진입하는 과정을 가지고 있다.

 

30여년간의 노인복지의 경험을 중국, 인도 등에 심어줘 그 나라들의 노인복지를 발전시키는데 일조하고 싶다. 특히 세계노년학회는 UN 노인문제 자문기구다.

 

이를 충분히 활용할 생각이다. 세계 노인 문제를 이슈화해 노인복지의 정책과 방향을 설정하는데 UN과 협의해 나갈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노인문제에 대한 의견을 적극 제시해 이들 국가의 노인문제 해결에 UN의 역할을 늘려나갈 것이다.

고령화 사회의 긍정적 발전을 위한 제언

좋은 노년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선택여하에 따라 만들어 갈 수도 있고 못 만들어 갈 수도 있다.

 

은퇴나 퇴직을 일이나 직업의 끝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동차의 바퀴를 바꾸어 끼듯이 새로운 인생의 출발, 새로운 일의 시작으로 생각하는 마음먹기와 그에 따른 행동이 필요하다.

 

인생을 재해석하고 노후생활을 새로이 설계하되 자아 중심의 긍정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의 가족생활, 직업생활, 사회생활을 통해 형성된 사회적 지위나 자아개념에서 벗어나 ‘나’라고 하는 독특한 개인을 다시 발견할 필요가 있다.

 

과거 인생과정에서 경험했던 장관, 교수, 회장 등의 지위가 아니라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자신의 독특한 개인을 발견하고 그 개인의 삶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노년기에는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년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활동적 노년생활을 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생만족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활동하되 사회적 관계 속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역할과 관계 속에서 자기존재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고 자아존중감을 형성하는 것이 좋은 노년을 살아가는 비결이다.

김인수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