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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김범수 교수,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일본 체험기
조시훈 기자 | 승인 2022.01.12 10:10
김범수 일본 도시샤대학 대학원 초빙교수. 전 평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단법인 고앤두인터내셔널 회장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하늘길이 막혀 있는 상황에서 필자는 30여 년 전 유학한 일본 동지사대학에서 초빙교수 초청을 받고 지난해 봄학기 6개월간을 교토에 머물렀다. 당시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체험한 바를 떠올리며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지 않는 2022년 새해를 어떻게 준비할지 살펴보려 한다.

지난해 4월 초 일본으로 가는 항공기에 탑승하는 순간 묘한 긴장감을 느꼈다. 250명까지 탈 수 있는 항공기에 불과 40여 명만 탑승하니 자연스럽게 거리가 유지됐다. 그래선지 기내식 맛도 예전 같지 않았다. 오사카 간사이공항에 도착해 PCR검사를 했다. 검사결과를 위해 3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매우 지루했다. 스마트폰에 위치추적 앱을 의무적으로 설치한 뒤에야 일본에 입국할 수 있었다.

일본에서 생활하며 체험한 바로는 첫째, 2주간 격리 생활이 꽤나 길게 느껴졌다는 점이다. 2주가 이렇게 길 줄 몰랐다. 다행히 식사는 호텔반경 2km 내의 공항식당을 이용할 수 있어 주변 산보가 가능했다. 내가 선호하는 담백한 음식을 찾기 어려워 자꾸 기름진 음식을 먹으니 속이 거북했다. 사회적격리 닷새쯤이 지났을까. 밥맛이 없어지니 밀물처럼 고독이 몰려 왔다. 말이 호텔이지 일시 보호소나 다름이 없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강의를 준비하면서 일본의 선후배들과 연락하고 줌 미팅도 하면서 돌파구를 찾아 나갔다

14일의 격리를 마치고 보니 일본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도 교육에 상당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 우리와 달랐다. 도시샤대학에서는 프랑스 교수, 필자, 그리고 다음엔 미국 교수를 초청할 예정이었다. 학생들이 외국에 나가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외국 교수를 초빙해 교육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우리보다 코로나 확진자 숫자가 4~5배 많은 현실 속에서도 대면 교육을 지속하며 위드 코로나 정책을 자연스럽게 추진하고 있었다.

대학의 식당 곳곳에 묵식(黙食), 즉 '말하지 말고 식사하라'는 포스터도 눈길을 끌었다.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는 문화는 식당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었다. 일본의 경우는 일반식당에도 1인 좌석이 보편화되어 혼자 식당을 방문해도 크게 어색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일본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원했는데 한국처럼 지역 화폐로 지급하지 않고 기간 한도를 설정하지도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 때문인지 일본의 지역경제가 한시적으로나마 살아나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이다.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지급할 지에 관한 정책 결정은 소금장수와 우산장수 아들을 둔 부모의 심정과 같은 원리로 장단점이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부 정책이 어떻게 결정이 되든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최근 코로나 확진자의 증가로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있다. 이 상황이 지속될수록 사회적 빈부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생존한 한 정신과 의사는 “산다는 것은 곧 시련을 감내하는 것이며 어떠한 시련 속에서도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새해에도 오미크론이라는 변이 바이러스로 어떠한 시련이 닥쳐올지 모른다. 역사적으로 시련이란 평생 함께해야 하는 얄미운 동반자였다. 하지만 우리 민족은 오랜 기간 시련을 잘 딛고 일어선 DNA를 가진 민족이다. 전 세계가 똑같은 상황에서 코로나19 감염병과 더불어 투쟁하는 가운데 이를 잘 극복하는 나라, 국민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조시훈 기자  bokji@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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