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현복지관 전 이동귀 관장은 재단측의 부당한 요구와 대항하다 해임당한뒤 노동위에 제소한 상태다.

 2004년 9월 복지관 내 사무국장 선임과정에서 불거진 재단과의 갈등으로 지난 4월 30일 일방적인 해임통보를 받은 충현복지관 이동귀 전관장. 1995년 충현복지관 1대 관장으로 취임한 후 10년 만에 벌어진 재단측과의 갈등은 이 전관장을 크게 변화시켰다. 이 전관장에게 이번 사태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충현복지관의 초대 관장으로 누구보다 복지관에 대한 애착이 많았을 것이다. 4월 30일 해임통보를 받기 이전에 이미 해임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를 무릎쓰고 재단에 '항거'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미 나는 2000년도 10월 경 재단의 상임이사가 바뀌면서 해고통지를 받은 적이 있다. 이번에도 지난해 10월 경 새로운 상임이사가 선출되면서 나를 해임하고자 하는 등 재단은 교회의 상임이사가 바뀔때마다 나에게 해임통지를 했다. 사무국장 채용과정에서 새로운 상임이사가 추천한 인물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 화근이 되긴 했지만 내가 만약 여기서 재단이 추천한 자격미달의 인물을 받아들인다면 직원들 얼굴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용자의 권익과 직원들의 전문성 향상, 그리고 개인의 신앙적 양심을 위해 기꺼이 재단의 부당한 요구에 대항할 수 있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보수적 종교재단의 횡포다. 많은 종교재단에서 사회복지기관을 운영하며 알게 모르게 이런 식의 횡포가 존재하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대부분이 자신의 생존과 관계가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대충 재단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이번 일은 사무국장 선임과정에서 불거졌지만 어쩌면 많은 종교재단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번 충현복지관의 사건이 다른 종교기관에서 운영하는 사회복지기관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리라 생각한다.
"그렇다. 이 문제는 결코 우리 복지관만의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제2의 그리고 제3의 충현사태가 오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인을  제재할 수 있는 강력한 감시·감독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복지관 사무국장 채용에서 밀려난 조모씨가 법인 사무국장의 이름으로 복지관 탄압을 일삼고 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이 있었나.
"조모씨를 법인사무국장 이름으로 복지관에 배정한 것은 채용에서 떨어진 것에 대한 보복성 인사조치다. 말이 법인사무국장이지 복지관을 감시·감독하기 위해 파견된 것이나 다름없다. 현재 법인사무국장이 부임되고 난 이후 사전논의나 통보없이 월요일 식당급식이 중단되고 있다. 또 교육관 등 장소사용과 주차장 이용도 금지시키는 등 복지관 업무 수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앞으로 계획은 어떠한가.
"다시 관장으로 부임되고 안되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현재 해임건에 대해 노동위에 제소한 상태로 대법원까지 가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재단측에 맞서 대항할 것이다. 내 개인의 영리가 아닌 보다 많은 이용자와 직원들을 위해 그리고 개인의 신앙적 양심에 따라 행동할 것이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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