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장애인체육회 이현옥 홍보팀장

모든 운동선수들이 올림픽 메달을 꿈꾸지만 농아인들에게 올림픽은 더 각별하다. 제21회 타이베이농아인올림픽에 참가 중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육상 남자 200m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채경완(31·인천시청)은 올림픽으로 인해 마음 속의 장애를 넘어섰다. 그는 처음 참가한 2001년 로마올림픽에서 체구가 큰 외국 선수들 사이에서 주눅이 들었으나 우승을 경험한 뒤 생각하는 모든 것이 바뀌었다. 최선을 다하면 약속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희망이었다.

이번 대회 사격 10m공기권총에서 농아인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김태영(19·대구백화점)은 올림픽을 겪으면서 인생의 목표를 만들었다.

김재인 대표팀 코치는 “선수가 어릴 때 올림픽 같은 큰 대회를 경험하면 생각하는 게 2-3단계 업그레이드 된다. 태영이도 중학교 2학년 때 멜버른올림픽에서 우승하고 나서 사격 선수로서 성공하겠다는 목표를 확실히 했다”고 말했다.

김태영은 선수로서 성공 후에 자신과 같은 농아인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한다.

대부분 농아인 선수들이 비슷한 꿈을 가지고 있다. 올림픽 메달은 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게 하는 반석이 될 것이다.

김태영은 고교 졸업 후 실업팀에 들어갔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야간에 경북외국어대에 다닌다. 아들이 초등학교 6학년일 때 사격을 권유했던 어머니 박점희(45)씨는 “돌이켜보면 사격을 시킨 것이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태영이가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찾다 보니 요즘은 따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열심히 한다”고 기뻐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지급되는 연금도 선수들에겐 큰 동기를 부여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지난해 베이징 장애인올림픽부터 농아인을 포함한 장애인 메달리스트가 받는 연금을 비장애인 메달리스트가 받는 액수와 똑같이 맞췄다.

이에 따라 금메달에는 매달 100만 원, 은메달에는 45만 원, 동메달에는 30만원이 지급된다. 고액 연봉을 받는 직업을 구하기 힘든 농아인들에게는 같은 액수라도 훨씬 소중한 돈이다.

아직 학생인 선수들은 대부분 올림픽에 나간다는 사실이 친구들에게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올림픽은 실로 그들에게 꿈의 무대다.

김인수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