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집회 중 휠체어를 탄 중증장애인의 얼굴을 방패로 찍어 상해를 입힌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 5명과 의경대원들에 대해 폭행 및 가혹행위 혐의에 대해 검찰에 지난 17일 수사의뢰했다고 23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장애인단체의 대표로 있는 진정인 박모(남, 49세)씨는 지난 해 8월13일 장애인복지예산확대를 위한 집회시위 중 휠체어를 탄 장애인 최모(남, 29세)씨를 전경대원이 방패로 찍어 광대뼈가 함몰되는 상해를 입었다”며 지난 해 8월18일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조사 결과 피진정인 경찰관과 전경대원들은 모두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의 진술, 경찰의 현장채증자료, X-ray 사진, 피해자의 119호송 및 병원진료 기록 등을 종합해 볼 때, 피해자의 상처가 얇고 각이 진 물건에 의해 충격을 받았을 개연성이 높고, 집회 장소 이외에 이같은 상해를 입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었다.

시위 현장에서 사용되는 방패 및 곤봉 등 ‘경찰의 장구사용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이러한 장비는 필요한 최소한도로 사용돼야 하며, 얼굴 등 급소부위를 공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인권위는 경찰관들이 방패로 시위 중인 장애인을 폭행한 것은 관련 규정을 위반해 형법 제125조에 정한 폭행·가혹행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라고 판단했다.

이에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지휘관들과 전경대원에 대해 형법 제125조에서 정한 폭행 가혹행위 혐의에 대해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인권위 관계자는 사건조사 및 조치에 1년 정도 소요된 것과 관련 "대규모집회여서 누가 상해를 입혔는지 찾기 힘들었을 뿐 아니라 집회관련 조사는 경찰들이 협조를 잘 안 한다"면서 "이번 수사로 인해 다시는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영신기자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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