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시설에 입소한 70대 노인에게 응급조치를 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요양보호사에게 법원이 유죄를 인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요양원장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함께 기소한 요양보호사 2명에게는 각각 벌금 500만원과 300만원이 확정됐다.

2016년 12월 요양원에 입소한 당뇨 환자 B(78)씨는 2017년 4월 5일부터 14일까지 혈당 수치가 세 차례나 낮게 측정되는 저혈당 증세를 보였다. 15일 오전 5시쯤에는 팔을 늘어뜨리는 등 의식 저하 상태를 보였고 가래가 끓어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하지만 판결문에 따르면 A씨 등은 B씨 보호자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고 소량의 믹스커피만을 마시게 했다. B씨는 이날 오전 8시 50분쯤 아들이 도착한 후에야 병원으로 이송됐고, 3일 뒤 저혈당으로 인한 영구적인 뇌손상으로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한 달 뒤 폐렴에 의한 급성호흡곤란증후군 등으로 숨졌다. A씨 등은 업무상 과실치사죄로 기소됐다.

1심은 A씨 등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B씨가 사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했다. 저혈당 등으로 경련 증상이 5분 이상 지속될 경우 즉시 119에 신고하고 시설 책임자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요양보호사 매뉴얼을 따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 판결을 확정했다.

조시훈 기자  bokji@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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