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종차별 근절과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대회가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렸다. 이주노동자노동조합·이주노동자평등연대·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등이 주최한 이 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악화한 이주노동자 인권 문제를 지적하고, 이를 방지할 관련 법·제도를 요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을 하루 앞두고 열린 집회에는 아프가니스탄, 네팔, 캄보디아 등에서 온 150여 명의 이주민이 참여했다. 집회를 마친 후에는 청와대 인근까지 약 2㎞를 행진했다.

행사 관계자는 "이주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환경 문제를 비롯해 외국인 보호소에서 발생한 인권 침해, 난민 신청자의 불안정한 체류 상황, 대구 이슬람 사원 건립으로 인한 갈등 등 국내 이주민을 둘러싼 이슈가 꾸준히 공론화됐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차별금지법 제정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분야에서 차별을 포괄적으로 금지하자는 취지를 담은 차별금지법은 17대 국회에서 노무현 정부의 정부안으로 발의된 후 현재까지 여러 법안이 발의됐으나,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체 회의를 열어 참여 위원 만장일치로 차별금지법 청원의 심사기한을 2021년 11월 10일에서 2024년 5월 29일로 연장했다. 이 관계자는 "새 정부에 차별금지법 제정뿐만 아니라 이주민 인권 보장 정책 등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은 1960년 3월 21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인종차별정책에 반대하며 평화적 집회를 벌이다 경찰의 발포로 시민 69명이 숨진 사건에서 유래했다. 1966년 유엔은 이날을 공식 기념일로 선포했다.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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