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생협 개설 의료기관이 의료생협의 취지를 상실한 채 부당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애주 한나라당 의원이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2009년 7월말 현재까지 개설된 의료생협 의료기관에 따르면 전체 115개 의료기관 중 32개의 요양병원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요양병원은 주로 만성질환자 노인환자에 대한 입원치료를 주된 업무로 하고 있다.

이는 의료생협의 본래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음에도 이러한 요양병원의 개설이 폭증한 것은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이 소요되지 않으면서 경제적 이익은 극대화될 수 있는 것이 요양병원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문제점은 지역사회에서도 사회문제화 돼 2008년 6월 17일에 부산경남지역방송(KNN)에서 ‘불법 판치는 의료생협’이라는 제목으로 노인을 돈벌이 대상으로 전락시킨 의료생협 개설 요양병원의 불법운영이 고발되기도 했다.

관할 자치단체인 부산시에서는 복지부에 의료생활협동조합 목적 사업에 소홀하며 조합원 보다 일반 의료기관처럼 비조합원의 진료에 중점을 두는 등 조합의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비영리 법인에서 의료생활협동조합을 제외할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이애주 의원은 “복지부에서도 이러한 의료생협 및 그 개설 의료기관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일반의료기관에서 부속의료기관으로의 유권해석 변경, 현지조사 실시 등 여러 조치를 취하긴 했으나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복지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또 “의료기관 개설이 적정하다고 판단되는 비영리법인에 한해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은 제도운영의 맹점을 이용해 최근 새마을금고가 새마을금고법상 비영리법인이라는 이유로 의료기관 개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허용하면 앞으로 새마을금고와 유사한 농협, 신협, 각종 공제회 등이 의료기관을 개설하겠다고 나설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농협의 하나로마트와 같이 농협이 각 지점별로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도 있는 상황이 올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이 온다면, 의료공급체계에 극심한 혼란이 야기될 것으로 우려된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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