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가구가 없다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쪽방민이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지자체에서 의도적으로 쪽방가구의 존재를 덮으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보건복지가족부가 강명순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8년 6월 대대적인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신청 가구가 전혀 없는 지자체가 16개시도 중 경기, 광주, 울산, 충남, 전남, 경북, 경남, 제주 등 8곳으로 조사됐다.

이는 행정안전부에서 실시한 비닐하우스 거주자 수요 조사 결과 16개 지자체에 모두 분포하고 있는 것과 매우 상반된다.

강명순 의원은 “9월 29일 명절을 앞두고 광주 서구에서 쪽방 주민이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기사를 접했는데, 쪽방 가구가 하나도 없다고 조사된 지자체에서 쪽방민의 죽음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쪽방 가구가 없다고 조사된 지역의 공통점은 쪽방이 소규모화 돼 쪽방 상담소가 없고 쪽방 가구의 관리를 관할 지자체나 동사무소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라며 “지자체에서 의도적으로 쪽방 가구의 존재를 덮으려는 것인지 수요조사의 적극성이 떨어지는 것인지에 대해 복지부는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쪽방 거주가구의 주거지원을 위해 임대주택 입주자 신청을 받고 있으나 임대주택에 입주하면 그동안 지원받던 혜택이 없어진다는 이유로 매년 입주미달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해양부가 강명순 한나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쪽방 비닐하우스 거주자를 위한 주거사업은 2007~2012년까지 총 5173가구 지원 예정이었으나 매년 저조한 실적으로 현재까지 입주 실적은 1625명에 그치고 있다. 올해 입주 계획인 750명도 9월 현재 536명으로 미달이 예상되고 있다.

강 의원은 “쪽방 주민들이 임대주택에 들어와서 주거 생활의 수준은 높아졌더라도 나머지 환경은 변한 것이 없는데, 쪽방에서 지원하던 모든 혜택이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라며 “현재 쪽방 상담소 등의 지원 시설에서는 수시로 음식과 생활 용품 등은 물론이고 상담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는데 임대주택에 들어가게 되면 이러한 지원이 닿지 않아 오히려 생활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6, 7, 8월 임대주택을 신청한 361가구 중 기초수급을 받는 가구는 97가구로 27%에 불과하고 어떤 복지서비스도 받지 못하는 94가구의 대부분은 자활근로나 일용직 노동자로 언제 수입이 사라질지 모르는 취약계층”이라며 “이들의 정착지원을 복지부에서 도와서 다시 쪽방으로 돌아가거나 노숙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야한다”고 주장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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