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하고 대항하라! 매년 돌아오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끊임없이 이 사회에 외칠 수밖에 없는 날이다. 우리는 20년 역사를 넘은 자립생활 운동으로 지역사회에서 장애인이 살아가기 위한 제도개선과 예산확보 그리고 국민들의 공감을 얻어내었지만 이제 곧 들어서는 새로운 정부의 복지정책의 방향성을 확인할 수 없으며, 사회적 이슈로 이해관계를 충돌시키며 장애인을 시민과 분리하는 행태를 간과할 수 없기에 우리는 또다시 거리로 나선다.

예산 없는 장애인정책. 장애인정책 예산 중 활동지원 사업을 제외하고 장애인거주시설 운영 및 기능보강 예산은 16.5%에 달한다. 그에 비해 장애인권익증진 및 자립생활지원, 장애인직업재활지원, 장애인 일자리지원, 장애인단체 예산 지원 등은 모두 합쳐야 겨우 6%를 넘길 뿐이다. 예산 없는 정책은 장애인의 권리를 담보하지 못 한다. 우리는 장애인거주시설에 투입되는 예산을 동결하고 자립생활 예산을 확충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또한 소외되는 장애인이 아직도 많이 있다. 장애등급 폐지 후 새로 도입된 활동지원서비스지원 종합조사표는 아직도 의료적 기준이 중심이다. 이로 인하여 시·청각 장애인과 정신적 장애인, 그리고 최중증장애인의 요구에 맞는 이용자 중심의 활동지원제도로 전면 개편해야 하는 것을 우선사항으로 하는 국가의 책임이 요구되는 일이기에 즉각 개편할 것을 촉구한다. 최중증장애인이 매칭되지 않는 사례는 노동 강도에 따른 행위별수가제도를 도입하여야만 국가가 보장하는 활동지원서비스가 될 것이다. 이용자 중심의 활동지원서비스로 즉각 개편하라!

기획재정부는 끝판 왕인가. 기획재정부는 국토부가 2022년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 사업 예산으로 1,531억 원을 요청해도 이 중 440억7000만 원을 삭감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힘을 가지고 있다. 장애인의 복지를 책임져야 할 각 부처도 제도는 공감하지만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을 내려주지 않는다는 말도 안 되는 핑계로 기획재정부에 떠넘기고 있는 상황을 우리는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

정부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제5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은 ‘장애인의 자립생활이 이루어지는 포용사회’라는 비전의 하나로 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국비지원을 2022년까지 90개소 확대를 발표하였으나 2022년 현재 75개소에 불과하다. 현재 국무총리실 산하로 되어있는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에는 탈시설을 지원하는 핵심 전달체계와 현장전문가도 없는 형편이다. 이제 곧 수립될 제6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은 장애인이 자립생활을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수립되어야 하며 이는 지역사회중심의 자립생활 생태복지를 통한 탈시설 정책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현재 약 2만 9086명이 지역과 분리되어 살고 있다. 그리고 탈시설 정책은 후퇴의 위기에 서 있다. 탈시설은 UN장애인권리협약에도 명시된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탈시설을 공격하고 있는 사실은 개탄스러운 일이며 2021년 수립된 탈시설 로드맵은 2041년까지 20년 동안 개별형 주거지원 탈시설을 목표로 하는 사람이 불과 5천여 명에 불과하다. 거주시설 기능 개편은 결코 탈시설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국가는 인정하고 그들이 말한 ‘지역사회에 복지서비스 강화’를 위한 예산확보 의지를 보여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여기 최저임금도 못 받는 장애인이 있다. 장애인은 최저임금 적용 제외로 소득이 비장애인보다 현저히 적고 빈곤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또한 장애인연금을 받기 위한 공공일자리에서도 장애인당사자 기준이 아닌 가구 전체 소득이 적용됨으로써 공공일자리의 진입장벽이 높다. 공적연금제도, 소득보장, 고용, 일자리 창출이 장애인의 소득이 보장되는 유일한 방법이기에 장애인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빈곤은 국가책임임을 명심해야 한다.

지역사회로의 탈시설·자립생활지원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자립생활센터는 아직도 시범사업이다. 2005년부터 10개소에서 시작된 자립생활센터 지원은 아직도 시범사업에 머물고 있다. 자립생활센터는 이미 지역사회에서 자립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탈시설 정책에서도 자립생활센터를 배제시키고 있다. 10년 과정에서 탈시설을 실천하며 모범적인 탈시설 사례를 정착시키고 있는 자립생활센터를 명문화한 법 개정과 지역에서 자립생활센터를 거점으로 하는 탈시설·장애인자립생활지원의 체계로 재편할 때까지 우리의 싸움은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지켜보지만 않겠다.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장애인 정책과 약속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이 시국과 윤석열 정부의 복지정책 방향을 확인할 수 없다. 또한 탈시설 정책의 축소와 정신적 장애인의 자립생활과 거리가 먼 정부 정책을 우리는 가만히 지켜만 보지 않을 것이다. 비장애인과 보통의 삶이 가능한 장애인의 선택과 결정권 강화! 자기주도적 삶! 장애인복지서비스의 소비자주권 강화! 장애인의 자립생활 확대 및 자아실현! 우리는 이 모든 것이 국가의 책임임을 천명하며 단결된 투쟁으로 쟁취해 나갈 것이다! 

우리의 요구는 다음과 같다.
   하나. 장애인을 배제하는 분리 정책 당장 폐지하라!
   하나. 예산 없는 개인예산제 반대한다. 즉각 시정하라!
   하나. 장애인권리보장법과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즉각 제정하라!
   하나. 이용자 중심 장애인활동지원제도 전면 개편하라!
   하나. 자립생활센터의 전달체계 명문화를 통한 자립생활지원 확대하라!
   하나. 자립생활계가 참여하는 제6차 장애인종합정책계획 수립하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조시훈 기자  bokji@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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