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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주주대표소송 수탁위 일원화는 국민연금법-헌법 위반"8개 경제단체, 법률검토 결과 발표…"패소땐 수탁위원이 책임져야"
박찬균 | 승인 2022.04.21 08:44
조현덕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활동 지침,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주주대표소송 권한을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로 넘기는 것은 국민연금법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위헌의 소지까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8개 경제단체는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활동 지침,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경제계 공동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경총,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가 공동주최했다.

경총은 "국민연금법상 수탁위는 검토·심의 기구인데 이 기구에 대표소송의 결정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위임 한계를 명백히 벗어난 위법한 지침이라는 법률검토 결과가 나왔다"며 "예외적인 사안에 대해서 수탁위가 판단하도록 하는 현행 지침상의 대표소송 결정 구조도 위법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경제계 의뢰로 법률 자문을 한 조현덕 변호사는 토론회에서 "국가 또는 공공단체가 국민의 신탁재산으로 주식을 취득해 국내 기업의 경영권에 개입하는 것은 곧바로 국가가 사기업 경영에 개입·지배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이는 헌법 제126조의 취지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헌법 제126조는 국방상 또는 국민 경제상의 이유로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영기업을 국유 또는 공유로 이전하거나 그 경영을 통제 또는 관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 변호사는 "대표소송 제기를 통해 대상 기업의 기업가치가 제고된다는 주장은 실증적으로 검증된 바 없다"며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익이 구체적으로 국민연금의 수익으로 귀속된다는 점 역시 분명하지 않아 면밀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대표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피고의 소송비용과 회사가 입은 손해마저 국민연금이 배상해야 한다"며 "국민연금이 배상한 손해액을 수탁위 위원에게 구상(청구)할 수 있다는 규정이라도 도입돼야 정치적으로 부당하게 (소송이) 사용되는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국민연금 대표소송은 다른 주주권 행사와는 본질적으로 달라 반드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며 "권한과 책임의 일치 차원에서 공단 기금운용본부가 대표소송을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은 "검토·심의 권한만 부여된 수탁위에 대표소송과 주주제안 결정을 일임하는 것은 책임과 부담을 회피하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경제계는 수탁자책임 활동 지침의 위법성에 관한 이번 법률 자문 결과를 토대로 향후 지침 개정 논의를 지켜보면서 지침의 전면 개정 요구, 공익감사 청구를 비롯한 법적 대응에 들어갈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대표소송의 결정 주체를 수탁위로 일원화하는 내용의 '수탁자책임 활동 지침' 개정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가 마련한 지침 개정안은 기금운용위원회가 수탁위에 주주대표소송의 결정권을 맡긴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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