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이 울산시청직원으로부터 폭행당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울산시와 경찰은 폭행한 사실을 CCTV에서 확인하고도 폭행한 공무원의 신원을 밝히지 않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는 울산시청에서 노숙농성을 하던 중증장애인이 화장실을 이용하려던 과정에서 울산시청 직원으로부터 모욕적인 발언을 듣고, 이에 항의하려다 오히려 시청직원으로부터 발길질과 주먹으로 구타를 당했다고 12일 주장했다.

사건은 활동보조 추가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울산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노숙농성에 동참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화장실을 다녀오면서 벌어졌다.

이들에 따르면 9일 새벽 2시 30분경 휠체어를 탄 장애인 3명(여성 2명, 남성 1명)이 함께 시의회 건물 장애인 화장실에 갔다가 그 앞에서 지키고 서있던 시청 공무원이 여성 장애인에게 반말로 모욕을 주자 남성 장애인이 항의했고, 곧이어 시청 공무원이 발길질로 남성 장애인의 휠체어를 세게 걷어차면서 폭행사건이 시작됐다.

다른 여성 장애인이 폭행 공무원에게 항의하자 이번에는 여성 장애인을 휠체어에서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다시 남성 장애인이 폭행 공무원을 붙잡으며 항의하자 주먹으로 얼굴과 손목 등을 수차례 가격하고 휠체어에서 끌어내 바닥에 질질 끌며 돌아다녔고, 이 과정에서 남성 장애인의 바지가 벗겨졌다.

처음부터 그 자리에 함께 있으며 폭행사태를 지켜보던 다른 시청 공무원들은 사태가 커지자 장애인 화장실이 있는 민원실의 문을 걸어 잠그고 시의회 건물 입구도 모두 봉쇄했다.

화장실 사용을 위해 시의회 건물로 오던 장애인부모들이 잠긴 유리문을 통해 안쪽 상황을 알게 되고 곧 이어 농성하던 사람들이 몰려와 항의하는 사이에 폭행 공무원은 다른 공무원의 도움으로 문 밖으로 도주했다. 폭행당한 장애인은 응급차에 실려 갔다.

농성자들은 폭행과 도주를 방조하고 감금에 가담했던 공무원들에게 3시간 넘게 폭행 공무원의 신원을 밝힐 것과 즉각적인 CCTV 확인을 요구하며 항의했다.

정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은 “결국 경찰을 대동해 CCTV를 확인한 결과 일부 구타장면이 확인되고, 폭행 사건의 정황이 파악됐지만 계속해서 울산시청은 폭행하고 도주한 공무원의 신원조차 밝히지 않고 사태를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가해자 뿐 아니라 현장에 있던 시청직원들, 사고발생 이후 현장에 와서 ‘장애인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공무원이 그럴리가 있나?’며 사건을 은폐하려던 공무원들 대다수에게서 술냄새가 강하게 났다”고 지적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은 “울산시청의 폭력만행이 단순히 개인적인 범죄가 아니라, 울산시청의 조직적인 장애인탄압으로 인식하고, 박맹우 울산시장에게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이 있기에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일 천막농성 중 울산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인 정윤호 대표가 구속이 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폭행사건 발생 직후 울산시의회 로비에서 장애인들과 부모들이 가해자 도주를 도와준 시청직원들에게 항의하고 있는 모습

폭행사건 발생 직후 울산시의회 종합민원실에서 피해자가 응급실로 호송되는 모습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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