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소외받는 현실에 대해 농아인들의 권리촉구 결의대회가 진행됐다. <사진 : 최경훈 기자>

'사회적인 차별과 불이익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 다시 한번 청각 언어장애인들의 권리투쟁이 이어졌다. ‘청각  언어 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위한 결의대회’가 지난 3일부터 이틀간 여의도 국회의사당,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일대에서 대규모로 진행된 것.

결의대회에 앞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6·3 농아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변승일 한국농아인협회 회장은 “우리 농아인 모두의 창조적 참여를 통해 농아인의 권익이 향상되고 삶의 질을 개선해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념식을 마치고 오후 4시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집결한 3천여명의 청각 언어장애인들은 결의대회를 열고 청각, 언어 장애인의 권익 보호를 촉구했다. 이들은 “농아인들의 1종 운전면허 제한권 폐지, 수화통역센터 배치, TV 자막방송 실시 등을 찾기 위해 싸워나가겠다”며 “수화(수어)의 법적 지위 확보와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가두행진 중 전투경찰과의 마찰로 한때 시위가 일시중지되었다<사진 : 최경훈 기자>

 
특히 이들은‘뻥긋거리는 TV’는 필요 없다며 수화와 자막이 부족한 현실비판을 담아 TV를 부수는 TV 장례식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또 청각언어장애인들의 1종 운전 면허 제한권에 대한 불합리한 현실에 비관해 광주농아협회 김상완씨와 전북 익산 농아인 유순기씨가 삭발식에 참여했다. 삭발식을 마친 김상완씨와 유순기씨는 “사회 참여의 기회가 없는 현실이 정부에 대한 불신을 만들게 되어 삭발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결의대회에는 한나라당 정화원, 전재희 의원과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이 참석해 지지발언을 했다.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은 “장애인들에게는 안 되는 일이 너무나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여러분들의 뜻이 정부와 사회에 잘 전달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재희 의원은 “법을 제정할 때 산재보상 범위의 확대, 수화통역사 배출, 1종 운전면허 취득권 등 여러분들의 요구를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단 현애자 의원은 “선진 한국에서 장애인 관련법이 6개밖에 안 된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앞으로 정부가 정책을 세워줄 때까지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아인대학생연합(이하 농대연) 회장 김정중씨는 “농아인의 교육권 쟁취에 대해 끊임없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국회의원들을 비롯해 고려대학교 몸짓패 ‘비상’이 장산곶매 등 투쟁가에 맞춰 율동을 진행했으며, 울산, 충남, 경북, 강원, 충북 등 각 지부 협회장들이 참가해 발언을 진행했다.  
하루종일 계속된 권리투쟁에도 변승일 회장을 비롯한 청각언어장애인들은 지치기는커녕, 투쟁의 의지는 더욱 강해졌다. 6시 20분 경 한국산업은행, 국민일보 등 국회의사당 주위를 돌면서 가두행진을 감행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뒤편에서 국회의사당 안으로 진입하려는 청각언어장애인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전투경찰들에 의해 시위대는 앞뒤로 막혀 포위된 상황 속에서도 권리투쟁은 끊임없이 계속됐다.
<유미화 기자>tlsans97@bokjinews.com

 

김석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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