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노숙인의 65.6%가 공공역사에서 부당한 행위를 당하는 경험을 보거나 본인이 겪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해당행위 발생시 '즉시 도움을 요청할 만한 대상이 없다'는 비율이 57.9%로 나타나는 등 거리노숙인들이 위험 속에 방치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숙인 사망실태조사 및 근본대책 마련을 위한 연대모임은 지난 2월 발생한 서울역 노숙인의 사망과 관련,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 2월 14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1차 조사에 이어, 2월 26일부터 3월 3일까지 2차 조사의 결과물을 연구, 분석한 것으로 노숙현장과 쉼터, 드롭인센터 등 총 248명의 노숙인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지난 2월, 서울역 노숙인 사망사건과 관련, 노숙인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거리노숙인은 질병과 폭력등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노숙인 연령은 최소 23세에서 최고 70세까지 다양한 세대가 노숙을 하고 있으며, 평균 연령은 47.1세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 중 45세-49세가 전체의 27.3%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이어 50-55세 20.4%, 40-44세 20.0 등으로 나타났다.

노숙기간은 평균 거리생활기간은 3년7개월이었으며, 쉼터 혹은 시설에서의 생활기간은 약 12개월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거리생활기간의 경우 최소 일주일에서 길게는 최대 30년까지 거리노숙을 했다는 응답자도 있었다.

또 노숙생활장소를 묻는 질문에는 조사시기를 감안, 주간에는 공공역사가 41.1%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으며, 다음으로 공원, 노숙인지원센터로 분포됐다. 야간에는 공공역사가 28.7%, 지하도 25.2%, 노숙인 지원시설 23.2% 순으로 나타나는 등 주간에는 주로 공공역사에 머물다 야간에는 지하도와 노숙인 지원시설로 잠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노숙인들이 야간에 해당 장소를 택하는 주된 이유로는 44%가 '마땅히 가있을 곳이 없다'로 답해, 관계자들은 "공안과의 충돌, 혹은 일반시민과의 마찰 부분에 대해 그 책임을 노숙인 개인에게 돌리거나, 역사에서 무조건 나가게 하는 방안. 혹은 상담보호센터로의 일시적인 흡수책음 미봉책에 불과한 것"이라며 "쉼터인프라의 구축과 쪽방의 생활환경 개선 등 보다 포괄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거리 생활하던 중 거리상담원을 만나본 경험이 있는지의 여부를 물어본 결과, 있다 53.4%, 없다 46.6%로 나타났고, 거리지원에 대해서는 65.5%가 '무턱대고 쉼터만 권유한다'며 불만족러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상담원의 태도가 불친절하고 권위적이었다', '특별히 도움되는 부분이 없다'는 응답도 이었다.

거리생활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 결과, 식사제공 및 거리생활유지를 위한 필요물품 제공이 29.1%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일자리 소개 25.2%, 신분증복원 12.6%, 쉼터소개 11.7%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직과 관련, 거리생활자들 중 85.3%가 현재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은 주로 단순노무나 자영업, 기능직 등을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재옥 서울시의원은 이번 실태조사 과정을 통해 △치료 인프라 부족 △쉼터입소체계의 어려움 △시설 정원 규정의 비현실성 및 시설 이용자 특성, 생활에 적절한 인원 및 공간기준 부재 △획일화된 예산책정 △쉼터 퇴소 이후 주거지원 서비스 가동시킬 인적, 물적 인프라 절대 부족 △노숙인 지원·지원체계 비효율적 운영 등을 주요 쟁점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그는 노숙인 체계과제로 △노숙인이 머무는 최일선인 거리에 밀착된 지원을 수행하는 거리지원체계의 견고한 수립 △현행 쉼터의 주거공간으로서의 기능 보강 및 현실적 정원 조정, 시설의 유형화·특성화 △쉼터 퇴소 이후 지역사회 재정착을 위한 주거 일자리 연계·지원방안 마련 등을 내놓았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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