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회비 모금 편지인 '나눔레터'가 전국 최초로 인천에서 시범 발송됐으나 응답률은 2.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이하 인천적십자)는 '나눔레터'를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4개월간 인천시 서구 청라 3동 1만1124세대에 시범 발송한 결과 응답률이 2.6%(296세대)로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나눔레터는 적십자회비 모금 계좌번호, 자동응답시스템(ARS) 전화번호, 적십자 활동 내용, 기부 독려 메시지 등이 담긴 편지다. 지난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인천지역에 시범 발송됐다.

기존 적십자회비 지로는 일반 공과금 납부 지로와 생김새가 거의 같은 탓에 그동안 상당수 시민의 거부감을 샀다. 반면 나눔레터는 세대주나 법인 이름도 적혀 있지 않고 그림·사진 등으로 꾸며져 있다.

인천적십자는 나눔레터의 응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나눔레터 응답률이 2.6%였던 반면 비슷한 기간 적십자회비 지로 납부율은 9.9%로 나눔레터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인천적십자는 나눔레터가 계좌이체 또는 ARS 전화 기부만 안내해 편의점 등지에서 곧바로 회비를 낼 수 있는 지로보다 편의성이 떨어져 저조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시민들이 20여 년간 적십자회비 지로 납부에 익숙해 나눔레터를 낯설게 여기는 점도 원인 중 하나로 분석했다.

이에 인천적십자는 나눔레터의 기부 편의성을 적십자회비 지로 수준으로 높이는한편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면 응답률도 점차 상승할 것으로 보고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인천지역은 우편으로 적십자회비 지로를 전달하는 타지역과 달리 통·리장연합회가 각 지역 통장·이장이 직접 지로나 나눔레터를 전달하고 기부를 독려해 파급효과가 커질 것으로 인천적십자는 전망했다.

인천적십자 관계자는 "매년 지역 기업들에 보내는 적십자회비 지로·DM(메일) 납부율이 작년에 0.3%에 그쳤다는 점에서 나눔레터 응답률이 낮은 수치만은 아니다"라며 "올해부터 부족한 점을 보완해 인천 전역으로 확대 발송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대한적십자사는 내년부터 최근 5년간 한 번이라도 회비를 낸 세대·법인에만 적십자회비 지로를 발송하고, 새로운 회비 유치 방식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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