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어머니에게 지적장애가 있더라도 친권을 인정한 판결 등 5건이 올해 장애인 인권 신장에 기여한 판결로 선정됐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23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2022 장애인인권 디딤돌·걸림돌 판결 선정 보고회'를 열고 작년 한 해 동안 장애 관련 판결문을 모니터링해 선정한 주요 판결 사례를 발표했다.

디딤돌 판결로는 지적장애 모친의 친권을 인정한 대구지법 판결을 비롯해 ▲만성신부전증이라도 직장생활에 어려움이 없다면 시내버스 운전기사 채용을 거부할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서울행정법원 판결 ▲청각장애가 있는 교직원에게 이메일로만 교원임용규정을 통보하고 해당 규정 위반을 이유로 재임용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는 서울행정법원 판결 등이 뽑혔다.

디딤돌이나 걸림돌로 구분하기 어렵지만 장애인 인권과 관련해 많은 고민을 하게 한 '주목할 만한 판결'로는 고(故) 변희수 육군 하사 사례가 포함됐다.

이 판결은 성전환수술로 성별을 정정한 것이 전역 처분 사유인 '심신장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지만, '심신장애'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거나 장애가 있다면 전적으로 현역복무가 불가능한 대상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됐다.

그 밖에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의 배리어프리(Barrier Free·장애물 없는 생활 환경) 영화 상영 의무를 제한적으로 인정한 서울고법 판결 등 모두 7건이 주목할 만한 판결로 선정됐다.

장애인 인권에 반하는 '걸림돌 판결'로는 공사 현장에서 사망한 정신질환자의 업무상 스트레스와 정신질환 간 인과관계를 부정해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사망이 아니라고 판단한 대전지법 판결 등이 꼽혔다.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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