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지용구협회 권재환 회장

회원사들의 대표성을 가지고 고령 환자 입장에서 정책 조율

정부 정책 무조건 수용 않고 현장 목소리 반영한 대안 제시

복지용구 사업자의 권익향상을 위한 한국복지용구협회가 지난 10월 15일 창립됐다. 복지용구협회는 전국 1000여개 사업자의 목소리와 소비자인 고령 환자들의 요구사항을 정부에 정책 제안을 한다는 각오다. 권재환 초대회장은 “정부와 고령자 사이에서 훌륭한 중재자 역할에 충실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복지용구에 대한 급여는 구입전용품목 10종과 구입 및 대여품목 6종 등 총 16개의 품목에 대해 연간 16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10월부터 복지용품에 대한 판매제한이 시행되고 있다. 복지용구 사업자들은 현장에 대한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권재환 회장은 이같은 이견을 조율하는데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권 회장을 만나 앞으로 협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복지용구협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한국복지용구협회는 복지용구 사업자의 권익향상과 국가 복지 정책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지난해 8월 전국지역별 대표 1차 회의를 시작으로 총 10번의 추진 모임을 가진 후 지난 1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 출범했다. 전국 1000여개의 복지용구 판매 사업자 중 초대 회원사는 200여개사가 가입했다.

초대 회장으로 취임했는데 남다른 각오가 있을 텐데

정부정책 업자와 고령 환자 사이에 적절한 가교역할을 하겠다. 고령자 입장에서 충분히 정부에 의견을 개진할 생각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영하고 있는 복지용구 사업소는 1000여 곳에 이른다. 대표성을 가지고 회원사의 의견을 정부에 반영토록 노력할 것이다.

노인 인구의 급속한 증가로 인한 사회적 문제해결과 복지문제의 해결을 위해 지난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이 제도는 정부의 주도하에 사업자들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이다.

최일선에서 수급자를 접하는 복지용구 사업자들이 수요자 욕구의 다양성과 필요성의 파악이 용이하도록 제도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고자 한다.

협회 결성에 있기까지 어려움은

의료기판매협회에서 초대 경기도회장을 맡아 일해 왔다. 의료기기 판매 경기도협회장을 하면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난 3년간 복지용구 판매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복지용구협회의 필요성을 느껴서 판매협회에 의견을 제시했으나 의료기기판매협회에서는 복지용구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 같았다. 결국 의료기판매협회 조직 내에서 복지용구를 따로 떼어내 조직을 만든다는 것에 많은 반발에 부딪쳤다.

하지만 고령화돼 가는 현실에서 고령 환자들은 갈수록 늘어가고 이들을 위한 협회가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어 의견이 맞는 복지용구 판매 및 제조업자들과 규합해 1년 동안의 과정을 거쳐 한국복지용구협회를 만들게 됐다.

협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가

그동안 정부의 복지용구에 대한 정책은 복지용구 판매업자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즉, 복지용구 판매 소매업자와 고령자의 입장이 무시됐다. 협회는 앞으로 회원사들의 대표성을 가지고 고령 환자들의 입장에서 정책을 조율하는 큰 틀을 만들 생각이다. 정부와의 대립관계가 아닌 중재자로써 의견을 조율하는데 역할을 다할 것이다.

복지용구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면

넓은 의미로는 어르신들의 일상생활 및 재활과정에서 사용하는 의료기기, 장애인보장구, 노인복지용품, 고령친화용품 등을 포함한다. 그러나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의 복지용구는 심신기능이 저하돼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지장이 있는 수급자의 편의를 도모하고 자립적 생활이 가능하도록 혜택을 주는 용품을 말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에 있어서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현재 구입전용품목은 이동변기, 목욕의자, 보행차, 보행보조차, 안전손잡이, 미끄럼방지용품, 간이변기, 지팡이, 욕창예방 방석, 자세변환용구 등 10종이며, 구입 및 대여품목은 수동휠체어, 전동침대, 수동침대, 욕창예방매트리스, 이동욕조, 목욕리프트 등 6종이다.

급여비용 연간 한도금액은 어떻게 되나

복지용구 연간 한도액 적용기간은 수급자의 유효기간 개시일로부터 1년간이며 한도액은 연간 160만원이다. 이를 초과한 금액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소비자인 노인들은 급여비용이 부족하다고 한다. 반면 정부에서는 과다 지출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모두 다 자기들 입장에서만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견들을 조율하는 게 협회의 일이다.

복지용구 판매 및 대여에 있어서 어려운 점은

복지용구 하나를 판매하면 마진이 겨우 15~20%에 불과하다. 인건비와 운반비 등을 제외하면 남는 게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에서는 소독시설 등 복지용구 전반 운영에 대한 것까지도 요구하고 있다. 이럴 경우에 판매업자들은 운반비와 소독비, 보관비 등도 함께 지불해야 한다. 판매업자 입장에서 보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부 사업자들은 복지용구 판매를 포기하고 싶다는 말까지 나온다. 복지용구 판매는 정부가 할 일을 민간업자가 대신하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 변경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런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면

복지용구는 고령의 환자들이 필요로 할 때 민간업자들이 접수와 운반을 담당하고 정부에서는 비용을 담당한다면 문제소지는 없을 것이다. 예로 침대 하나를 운반할 때 별도로 운반할 사람을 고용한다. 매일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고용할 수밖에 없다. 운반한 침대를 고령 환자가 필요 없다거나 소독을 할 경우에는 또 다시 사람을 고용하는 등 비정기적인 부대비용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정부에서 하는 정책을 무조건 따라 와라는 식으로 간다면 결국은 대기업만이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럴 경우 소비자와 정부 모두에게 손해가 갈 것이다. 산골에서 복지용구를 요구할 경우 대기업은 많은 운반비용을 들여가면서까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소매업자가 해야 한다. 소매업자는 많은 운반비용을 정부에 요구할 것이고 결국은 지금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가 있다.

이런 현장에서의 어려움 등을 정부와 소매업자가 대화를 나눠 풀어가는 자리가 마련되길 바란다. 정부의 현실성 있는 정책이 요구된다.

10월부터 복지용구제품에 대한 판매제한이 시행되고 있다

지난 9월까지는 고령노인들이 등급에 관계없이 복지용구를 구입할 수가 있었다. 그동안은 1년에 160만원을 보조해 주니 사실상 필요도 없는데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런 부분을 해소하는데 있어서는 판매제한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환자입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누워서 지내는 노인이 욕창이 생길 우려가 있어 욕창예방매트리스를 구입하고자 하지만 구입이 불가능한 등급이라면 아무리 애를 써도 구입 할 수가 없다. 결국은 욕창이 생겨서 구입이 가능한 등급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욕창이 생긴 다음에는 욕창예방매트리스가 굳이 필요가 없다. 욕창예방매트리스는 치료용품이 아니라 예방이 목적이다. 부정한 구입을 방지한다면 꼭 필요한 환자의 경우 공무원들이 직접 방문해 확인한 후 구입이 가능토록 하는 방법도 있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병세가 오늘 다르고 내일이 다르다. 오늘 괜찮다고 필요한 복지용구를 구입할 수가 없다면 문제 아닌가. 그러나 현실을 그렇지 못한 것이 문제다.

이렇다보니 고령 환자들은 이런 정책이 왜 필요하냐고 항변하기까지 한다. 환자가 필요한 것을 적절히 공급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는 환자의 입장에서 정책을 정립했으면 한다.

회장으로 임하면 꼭 추진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임기가 2년이다. 사실 2년 동안 새로운 사업을 수립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꼭 무슨 사업 또는 정책을 수립하겠다기 보다는 이제 생긴 신생협회이기 때문에 협회가 튼실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기반을 잘 닦는 일이 우선이다.

하지만 정부에 소매업자와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불만을 제안하고 정책을 조율하는 것은 꼭 이룰 것이다. 정부의 정책에 무조건 따라가지만은 않겠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대안을 제기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총력을 쏟을 것이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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