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노동부가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노조'설립을 불허한 가운데, 이주노조를 비롯한 이주노동자 관련 단체,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여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노동부가 이주노동자 노조 설립허가를 불허, 양대노총 및 시민사회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7일 오전 명동성당 들머리에서는 민중연대를 비롯한 17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이주노동자 노조 탄압과 인간사냥 강제추방을 규탄하는 시민사회단체의 공동기자회견을 마련,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현 정부정책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이주노동자 및 관련단체 회원 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한국 이주노동자 인권연대 최현모 사무국장은 "현 노무현 정권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강제추방과 인권침해를 도대체 어디까지 끌고 갈 것인가"라며 통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사회단체는 "이주노동자들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결성한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 사례는 현 정부가 이주노동자의 인권문제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면서 "미등록 이주노동자도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된다고 명시한 대법원의 판결마저 외면하고 있는 노동부는 잘못된 행정을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또 "최근 정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단속 과정에서도 폭력성과 비인간적인 실상을 드러내고 있는 등 인권유린을 막아야할 정부가 오히려 노동자들의 피해를 양산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인권사각지대에 방치된 채 각종 인권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주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된 인권보장정책을 보여주지 못했던 한국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이주노동자 인권보장특별법'을 제정하고 노동허가제를 실시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이들은 이주노동자들의 정당한 노동의 권리 및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소한의 인권보장을 위한 공동의 기구를 결성할 것을 천명했다.

시민사회단체는 △폭력단속과 인권유린을 자행하는 법무부는 43만 이주노동자 앞에 사죄할 것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간사냥과 강제추방 즉각 중단 △현대판 노예제도인 산업연수생제도 즉각 철폐 △단속추방정책 중단과 이주노동자들에게 노동비자 발급 등을 요구했다.

이날 규탄발언에 나선 민주노동당 비정규철폐운동본부 이해삼 본부장은 "노조는 이 땅의 노동자면 누구나 설립할 수 있는 신고필증제도이지, 허가제가 아니다"며 "단지 이주노동자이기 때문에 신고필증을 줄 수 없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처사"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민주노동당은 이주노조의 설립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정기국회 내에 출입국 관리소법을 개정, 한국경제에 크나큰 기여를 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을 지켜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노동자대책 관계자는 "일하라고 부추길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불법이라고 노조설립을 불허하고 인권을 무시하는 것은 현정부가 외국인 노동자를 바라보는 비뚤어진 시각의 결정판"이라며 "노동자가 노조 만들지 못하는 곳이라면 도대체 누가 노조를 만든다는 것인가"라고 개탄했다.

그는 이어 "더이상 이와 같은 일들이 벌어지지 않도록 연대투쟁 할 것"을 선언, 노동부 및 법무부, 정부에 대한 공포탄을 날렸다.

한편, 이에 앞서 노동부는 지난달 3일 제출된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노조 설립신고서와 관련,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조합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반려했다.

노동부는 또한 노조법은 근로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해 국가의 '조력과 배려'를 인정하고 있으나 국내 체류 및 취업 자체가 불법인 외국인에게 불법 고용관계에서 이익 증진을 위해 국가가 적극적인 도움을 줄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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