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장애인, 노동자, 기초생활수급자 등 소외계층의 문화지원 사업에 사용한 총 지출액이 전년도(2007년)에 비해 대폭 줄어든 것으로 지난 23일 국정감사에 제출된 자료를 통해 밝혀졌다고 한다.

조영택 민주당의원이 문체부 등에 요청해 제출된 국감자료(문화관광체육부 및 문화부 산하 46개 기관이 제출한)에 의하면 2008년에 지출한 소외계층 문화지원사업액은 총 255억9100만원으로 이는 전년도인 2007년 630억8600만원보다 1/3으로 줄어든 금액이다.

보다 세밀하게 살펴보면, △소외계층 문화순회 프로그램 운영지원으로 07년엔 75억 원을 사용했지만 작년엔 45억 원으로 줄었고 △소외계층의 영화나 연극 등 공연관람을 지원하는 ‘사랑의 티켓’도 07년 52억 원에서 지난해 30억 원으로 축소됐으며 △장애인 종합체육 시설(07년 30억 원)지원사업과 △생활체육 다양화 지원 사업(07년 12억4000만원)은 지난해는 아예 중단됐다.

또 △어린이 책 잔치 지원(1억3000만 원→4000만 원), △찾아가는 민속박물관(7500만원→3600만원), △시니어 미술 강좌(1600만원→1200만 원), △외국인노동자 체육대회(1억5000만원→1억원), △장애인영화제(5000만원→4000만원), 소외계층 매체운영지원(1억2400만원→6400만원)등으로 삭감해 집행됐으며 이밖에도 소외계층 문화지원 사업 상당수가 줄거나 없어졌다.

이에 장애인문화공간은 문체부 등 산하 46개 기관의 안일한 탁상공론식 소외계층 문화지원 사업 축소 지원 행태에 대해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특히 장애인과 일용직 노동자, 이주노동자, 기초생활수급자 등은 타 계층에 비해 교육의 부재와 경제적 빈곤 상황으로 말미암아 문화 향유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현실임에도 문체부 등 관련기관이 자행한 이 같은 행위는 문화의 공유에 있어서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

더구나 작년의 소외계층 문화지원 사업 규모가 그 정도로 깎여서 집행되었는데 올해는 과연 어떻게 삭감하고 집행되었을지 가늠하기가 실로 두렵다.

장애인문화공간은 강력히 요구한다.

문체부 등 관련기관은 더 이상 장애인 등 문화 소외계층을 놓고 꼴같지 않은 문화지원 사업으로 장난치지 말라!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여름 재래시장을 방문해 오뎅을 먹으면서 그곳에 모인 시장상인들 앞에서 "앞으로는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진짜로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이 땅에 널리 만연한 빈부의 격차를 해소하는 일이다.

그 첫 단추가 모든 사람이 문화의 공유에서 소외당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문체부와 관련기관이 하고 있는 소외계층 문화지원 사업의 목적 또한 그런 것이 아닌가?

문체부는 진정 소외계층의 정당한 문화적 권리를 인정하고 그것에 대한 올바른 지원사업의 이행을 원한다면 사무실 탁상머리에 앉아 사업비 줄일 궁리만 하지 말고 현장에 나와 문화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이 무엇을 원하고 요구하는지 직접 듣고 그것을 문화지원 사업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 서민을 위한 정치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2009년 10월27일

장애인문화공간
 

박영신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