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9일 국내 외국인보호시설에 대한 인권실태 조사를 진행해 수용환경 개선과 함께 의료·건강권, 사생활 보장 등을 위해 관련 정책을 개선하라고 법무부 장관에 권고했다고 전했다.

인권위는 출입국관리법상 행정구금으로 보호외국인 신체 자유가 박탈되는 부당한 처우를 방지하는 등 보호외국인의 권리와 처우 향상을 위해 매년 외국인보호시설에 대해 방문조사를 실시한다.

지난해 인권위는 화성외국인보호소, 인천출입국·외국인청 보호실, 서울출입국·외국인청 보호실, 청주외국인보호소, 여수출입국·외국인사무소 보호실 등을 대상으로 ▲수용환경 ▲처우 일반 ▲의료처우와 건강권 ▲사생활과 인격권 ▲외부교통권 ▲권리 고지 및 안내 ▲취약자 배려 ▲장기보호외국인 처우 현황 등을 파악했다. 

그 결과 인권위는 보호시설 내 1인당 기준면적을 준수하고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과밀수용으로 인해 인간의 존엄과 가치 등이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해제 및 보호일시해제를 적극 검토하라고 권고하기로 했다.

개인물품 소지는 제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한 경우 법령에 근거해 제한하고, 거실 내 개인사물함 확충 및 면회 시 반입물품의 종류와 수량을 확대하라고 했다. 보호소 제복의 지급수량과 교체주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호소 내 사복 착용을 원칙으로 하라고도 요구했다. 실외운동 시간을 매일 최소 1시간 이상 보장하고, 감염병 상황에서도 운동시간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라고도 했다.  

의료 및 건강권 보장을 위해선 보호소 내 응급의료체계 구축과 인력을 보강하라고도 권고했다.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거나 정신과적 진단 등 필요에 따라 보호일시해제를 적극 검토하라고도 했다. 보호외국인이 외부진료를 받을 땐 수갑 사용에 대한 기준도 마련하라고 했다.

사생활 및 인격권 보장을 위해선 화장실 및 탈의공간 촬영 금지, 모든 보호실에 대한 일률적 영상정보처리기기 촬영 금지 등을 권고했다.

외부교통권 보장을 위해 보호시설 내 휴대전화 사용을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인터넷 사용도 실질적으로 가능하도록 보장하라고 했다.

그밖에도 성소수자에 대한 보호장소 지정 시 피보호자의 성정체성을 고려할 것, 일상적 생활만으로는 전염되지 않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인 등을 막연한 전염 우려 명분으로 격리하지 않을 것, 입소 절차에서 피보호자의 감염 사실이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 등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앞으로도 외국인보호시설의 인권실태를 지속 점검하고 보호외국인의 인권침해 예방 및 시설환경 개선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희라기자  heera29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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