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인 A씨 누나의 동의로 입원, 18년 동안 퇴원하지 못함. B씨 124시간 강박 후 풀려난 20분 만에 폐색전증으로 사망.

정신장애인 10명 중 8명이 강제 또는 타의로 정신보건시설에 입원했으며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자신의 입ㆍ퇴원 및 치료에 대한 설명조차 듣지 못하는 등 정신장애인의 자기결정권 및 인권 침해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5일 개최한 ‘정신장애인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한 국가보고서' 발표회를 통해 정신병원, 정신요양시설, 사회복귀시설 등 정신보건시설에 입원(소)한 정신장애인의 86%(2008년 현재)가 보호의무자 및 시ㆍ도지사 등에 의해 강제 및 타의로 입원했으며, 전체의 14%만 자의로 입원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정신보건시설 입원ㆍ입소자 인권실태조사 ▲정신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실태조사 ▲장기입원 구조 형성 및 지속 요인 실태조사 등 6개 과제를 중점으로 지난 2007년부터 2년에 걸쳐 실시한 실태조사를 토대로 지난 달 26일 작성이 완료됐다. 

또한 시설 입원환자 중 51.5%는 병원관계자, 가족 등으로부터 입ㆍ퇴원에 대한 정보를 전혀 제공받지 못했으며, 25%가 의료진으로부터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한 채 강박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에 따르면 2008년 현재 6개월 이상 장기입원의 경우도 53%를 상회하고 있으며 정신요양시설에서는 평균 7년 이상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입원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4명 중 1명은 퇴원 후 보호의무자에 의해 또 다른 시설로 입원됐으며, 퇴원명령을 받아 퇴원했다가 하루 만에 재입원하는 경우도 55.9%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입ㆍ퇴원 적정절차가 미흡한데다 지역사회 정착, 생활할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

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인권위는 지난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정신장애인 인권침해 관련 인권위 진정사건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가족 등에 의한 강제 입원’이 45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퇴원불허 379건, 부당한 격리강박 261건, 언어ㆍ육체적 폭력 241건 순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 날 ▲입ㆍ퇴원과정 적정절차 마련 ▲정신보건 시설내 권리보장 및 치료환경 개선 ▲지역사회 중심의 정신장애인 치료 ▲정신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 해소 등 ‘정신장애인 인권보호, 증진을 위한 정책방향 및 핵심추진과제’를 발표했다.

한편 지난 3일 국무총리에게 정신장애인 인권관련 범정부 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 조정, 통합할 것,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에게는 국가보고서에 기초해 관계법령 정비 및 구체적 정책 수립할 것 등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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