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ㆍ어린이용 타미플루 30mg 용량의 정부 재고가 완전히 바닥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소아ㆍ어린이용 타미플루 45mg 용량 정부 재고도 2175명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실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11월 2일 현재 타미플루 30mg 정부비축량이 ‘0명분’인 것으로 드러났고, 45mg 용량의 타미플루도 2175명분이 전부다.

성인용 타미플루인 75mg 용량도 재고가 84만3738명분에 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11월 2일 현재 항바이러스제 보유량은 ‘릴렌자’ 108만2595명분을 포함한 192만8508명분과 보건소 또는 의료기관에 이미 배포한 171만 명분을 합쳐 총 363만 명분이라고 밝히고 있다.

곽정숙 의원은 “릴렌자는 타미플루에 내성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비축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타미플루가 부족하다고 해서 내성에 대비해 비축해 놓은 릴렌자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곽 의원은 “타미플루 내성 발생을 대비해 비축해 놓은 물량을 현재 사용가능한 항바이러스제 재고량에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한지도 의문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릴렌자는 7세 미만 미취학 아동에게는 투여할 수 없기 때문에 7세 미만 미취학 아동에게 사용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 재고량은 84만명분이 전부인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신종플루 위기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기 이전인 10월 한 달 동안에만 항바이러스제가 71만6794명분이나 소진됐다는 점이다.

정부는 올 연말까지 성인용 타미플루 408만명분, 소아용 타미플루 102만명분 등 총 510만명분의 타미플루를 추가로 들여오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곽 의원은 “계약서상 납품기한이 12월 말로 돼 있을 뿐만 아니라, 그간 항바이러스제 실제 납품일자가 납품 마감기한 몇 주 전에 납품돼왔던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12월 중순까지는 항바이러스제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항바이러스제 부족현상은 특히 미취학 아동에게 매우 치명적이라는 지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만3~8세는 신종플루 예방백신을 두 번 맞아야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고, 3세 미만의 경우는 2번을 맞아도 그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특히 미취학 아동의 경우 백신접종 순위에 밀려 12월에나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고, 만3~8세는 항체가 생성되는 기간까지를 고려하면 최소 내년 1월 중순까지는 신종플루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우려다.

곽정숙 의원은 “신종플루 대유행에 따른 항바이러스제 부족 현상에 대해 이미 수차례 경고를 했음에도 정부는 여전히 충분한 양을 보유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정부는 항바이러스제 재고가 바닥이 나는 상황을 눈으로 보고 있는데도 사실 감추기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미 신종플루 위험단계가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된 만큼 지금이라도 강제실시를 추진해 소아용 타미플루와 향후 필요한 항바이러스제 물량을 국내 제약사에서 생산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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