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이 시나리오를 쓰고 직접 메가폰을 잡은 극영화 ‘젓가락 두짝’이 오는 20일 오후 3시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에서 첫 시사회를 갖는다.

젓가락 두짝은 사람사이의 결혼이라는 주제의 극영화로 감독은 물론 카메라, 조명, 마이크, 캐스팅 등 전 스텝이 지적장애인으로 구성돼 자신들의 목소리를 담아냈다.

주인공 손미숙(지적장애 3급,32세)과 정나로(지적장애 3급, 33세)는 지적장애인 부부이다. 2년 여 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해 알콩달콩 신혼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결혼 3년차가 접어들면서 이들 부부는 사소한 말다툼이 시작된다. 흔히 말하는 권태기인가? 느낄 시기에 미숙은 자신만의 풀지 못한 숙제를 하기로 결심한다.

배움의 기회를 놓쳐 한글을 모르는 것이 살림을 하는 미숙에게는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나로의 말을 듣고 찾아간 한글교실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외국인 여성, 담임선생님과 친구가 된다.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는 공통분모는 있지만 약간씩은 다른 듯한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의 결혼생활을 다루고 있다는 내용이다.

주인공 손미숙 씨와 정나로 씨는 실제 같은 직장 동료로서 사랑을 키우다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손 씨는 “이 영화를 통해 자신과 같은 지적장애인 부부의 삶이 비장애인 부부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그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영화는 지적장애인들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극영화‘봉천 9동’(2007)과 학교내 장애인차별과 폭력을 다룬‘나의 친구’(2008)에 이은 지적장애인이 제작한 세 번째 영화다.

이번 영화만들기는 2009 서울시 장애인인식개선 지원사업으로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사회사복지법인(장애인센터 함께사는세상)이 함께하고 다큐공동체 푸른영상의 당사자의견에 기준한 적극적인 촬영지도로 이루어 졌다.

김춘식 감독(지적장애 3급, 43세)은 “매년 지적장애인미디어 활동영역을 생산적으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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