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의 한 미신고장애인시설에서 생활인이 원장에게 따귀를 맞아 이가 빠지고, 의료조치를 제대로 받지 못해 실명하기도 했으며, 생활인의 수급비로 원장 자녀의 교육비, 과태료 등을 지출하는 등 학대 및 비리사건이 또다시 발생해 시설관리감독책임을 묻는 비난이 일고 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지난 달 22일 평택 A재활원의 인권유린에 관한 제보를 받고 조사에 착수 ▲기초수급비 및 장애수당 횡령 ▲각종 후원금, 후원물품 횡령 ▲생활인에 대한 폭행 ▲생활인들 간 성폭행, 성추행 방관 ▲적절한 의료조치 미실시 ▲형편없는 의식주 생활 강요 등으로 지난 4일 시설 폐쇄 및 시설장 고발조치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아울러 시설관리감독책임이 있는 평택시장을 직무유기죄로 고발조치했으며 생활인의 다수(34명)를 전원조치했다고 전했다.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이 시설은 20여년 동안 운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신고시설로 43명의 장애인이 생활하고 있었다.

시설장 신모씨는 생활인들의 기초생활수급, 장애수당 통장을 임의대로 관리하면서 시설부지자금 1억3000만원(400평)의 빛을 충당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시설장 부부의 교회운영비, 자녀의 태권도, 피아노 학원비 등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장이 제시한 지출내역에는 2009년 1월, 9월 기준 각각 1439만원, 682여만원의 지출내역이 없었으며, 영수증에는 생활인들의 피복비, 의료비, 주부식비 등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지출내역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여성장애인이 남성장애인, 동네노인 등에게 성폭행을 낙태수술까지 받았지만 관리책임이 있는 시설장은 피해여성 상담진행, 가해남성 처벌 등 적극적인 조치를 실시하지 않고 방조해 제2, 제3의 상시적인 성추행 및 성폭행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생활인들은 빗자루로 다리를 때리는 등 폭행과 폭언을 일삼는 원장을 두려워하고 있었으며 생활인들에게 제공되는 식사는 주로 쌍용자동차, 지역학교 등 잔반을 재탕한 것이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사회복지시설관리지침을 통해 ‘06년까지 추진한 미신고시설 양성화정책 결과 남은 시설의 신고전환 또는 폐쇄업무 및 감시 등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연구소는 “이미 폐쇄됐어야 할 미신고시설이 버젓이 운영되며 그 안에서 말할 수 없는 인권침해상황이 발생하고 있었다”며 “1차적으로 평택시가 관내 시설의 법령위반 사항에 대한 시정명령, 시설폐쇄, 형사고발 등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직무유기”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10월23일 국정감사에서 복지부장관이 약속한 대로 미신고시설 조사 및 문제시설 조치 등을 하루 빨리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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