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거주 장애인 정치성향.유권자 의식조사

서울시에 거주하는 장애인 10명 중 3명은 한나라당을 지지해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또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평가는 부정평가인 평가가 절반을 넘었다.  

 

이같은 결과는 한국장애인인권포럼과 사람사랑양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서울시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1067명을 대상으로 한 ‘서울시 거주 장애인 정치성향 및 유권자 의식조사’결과 밝혀졌다.

 

의식조사에 따르면 지지정당으로 한나라당이 32.02%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으며, 민주당(21.69%), 민주노동당(10.14%), 친박연대(3.1%), 진보신당(2.2%), 자유선진당(1.9%), 창조한국당(0.6%) 순이었다.

 

반면 무응답을 포함한 무당파층도 28.5%에 이르고 있어 기성정치 불신성향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0월 25일 동아시아연구원과 한국리서치의 공동여론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정당지지율은 한나라당 27.6%, 민주당 16.5%로 양당 모두 곤두박질 쳤다.

 

한편 인권포럼 등은 보수를 한나라당, 진보를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으로 분류할 때 이같은 조사결과는 장애인 유권자의 노선이 다소 진보성향을 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나라당은 32.02%인 반면,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의 정당지지율을 합하면 34.03%로 집계되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의 투표할 의향에 대해 67.5%가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무응답은 고작 25명에 그쳤다.

 

선거 전문가들이 2010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40%대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유권자 파워를 과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명박(MB) 정부 국정운영평가는 부정평가인 ‘잘못하고 있다(53%)’가 압도적 우세 보였다.  

 

실현되기 원하는 장애인정책 공약으로는 장애연금제도 확대(42.7%), 공공임대지원주택 확대(16.7%), LPG지원제도 존속(14.3%) 순이었다.

 

지역일꾼을 선택하는 제5회 2010년 지방선거는 장애인연금법 첫 시행, ‘중도실용 및 친서민 정책’을 표방한 이명박 정부의 장애인복지정책에 대한 중간평가의 의미까지 담겨있어 장애계에는 매우 중요한 선거가 될 전망이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장애인의 정치성향과 2010년 지방선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했다.

성별 정당 지지율

성별 정당지지율은 남성의 한나라당 지지율(31.2%)이 여성(29.7%)보다 높아 다소 보수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은 남성(23.8%)이 여성(19.2%)보다 지지율이 높았다.

 

특이한 점은 진보진영이라 할 수 있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모두 여성층의 지지율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민주노동당 여성지지율은 11.5%로 남성지지율 9.9%보다 1.6%, 진보신당도 여성지지율 2.4%로 남성지지율 2.1%보다 0.3%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인권포럼 등은 “이는 최근까지 이어진 경제위기와 그에 따른 고용불안 심화가 중요한 요인”이라고 해석했다.

 

또 “MB정부 들어 비정규직 여성 확대, 여성 취업률 정체 등으로 여성의 사회진출 기회가 억제되면서 야기된 반작용이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여성이 남성보다 진보적 성향을 띄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무당파층도 여성(32.3%)이 남성(26.8%)보다 두터운 것으로 나타나 정치불신과 혐오감 또한 여성 쪽이 다소 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학력별 정당지지

학력별로는 고학력층일수록 한나라당 지지율은 낮고 민주노동당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무당파층도 두껍게 형성돼 있다. 반면 저학력층일수록 한나라당 지지율이 높고 무당파층은 엷다.

 

조사결과 중졸이하의 층에서는 한나라당 36.0%, 민주당 24.9%, 민주노동당 8.4% 순이었으며, 무당파층은 24.9%였다.

 

고졸학력 층에서는 한나라당 31.4%, 민주당 23.7%, 민주노동당 10.5% 순이었으며, 무당파층은 24.5%로 조사됐다.

 

전문대졸 이상에서는 무당파층이 37.5%로 가장 많았으며, 한나라당 25.2%, 민주당 16.8%, 민주노동당 12.9% 순이었다.

 

인권포럼 등은 “대체적으로 저학력층과 저소득층에서는 보수적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고학력층에서는 진보적 성향이 많으며 고소득층에서는 보수 성향과 진보성향이 혼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출신지별 지지정당

대부분의 정치학자들은 지역주의 핵심은 영호남 갈등으로 보는 듯하다. 장애계는 어떤 흐름을 보일까.

 

서울과 경인지역 출신자의 경우 한나라당이 29.3%, 민주당이 19.0%, 만주노동당이 11.2%를 차지했으며, 무당파층은 무려 31.8%에 이르고 있다.

 

전통적으로 서울과 경인지역에서 표쏠림 현상은 극히 제한적이었다는 게 인권포럼 등의 설명이다.

 

그러나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이런 전통이 깨졌다. 18대 총선에서는 ‘뉴타운 공약’이 이성적인 사고를 마비시킨 측면이 있다는 해석이다.

 

영남 출신자들의 지지정당은 한나라당이 49.3%로 절반을 차지했으며, 민주노동당 8.5%, 민주당 7.7%로 나타났다. 무당파층도 29.6%나 나왔다.

 

호남 출신자들은 민주당이 48.1%로 역시 절반 가까운 지지를 보냈으며, 한나라당 13.5%, 민주노동당 12.8%를 보이고 있다. 무당파층은 비교적 낮은 21.8%로 집계됐다.

 

강원.충청.제주 지역 출신자들의 경우는 한나라당 지지율이 35.7%, 민주당 23.8%, 민주노동당 9.1%였으며, 무당파층은 21.0%로 조사됐다.

소득수준별 지지정당

기초수급권자 계층에서는 한나라당이 26.2%, 민주당 21.9%, 민주노동당 9.7% 순이었다. 무당파층은 32.3%로 가장 많은 부동층을 형성했다.

 

80만~100만원 미만 소득계층에서는 기초수급권자 계층에 비해 한나라당은 5% 정도 상승한 31.4%,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약보합세를 보이며 각각 22.0%, 10.5%의 지지를 얻었다. 무당파층은 29.3%를 보이고 있다.

 

이 두계층에서 보이는 특징은 보수적 성향이 크게 나타나지 않고 민주노동당의 약진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이는 장애연금액의 이른바 ‘껌 값’ 결정과 LPG지원제도 폐지, 활동보조사업 확대 의지 부족 등과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100만~200만원 미만의 소득층에서는 한나라당 31.1%, 민주당 24.9%, 민주노동당 13.0% 순이었으며, 무당파층은 23.8%에 그쳤다.

 

200만원 이상 소득계층은 한나라당이 36.4%로 가장 높았으며, 민주당 20.5%, 민주노동당 11.4%로 나타나고 있으며, 무당파층은 가장 적은 20.5%로 조사됐다.

 

인권포럼 등은 “이명박 정부의 반 정애인복지적 성향을 목도하면서도 보수 정치인에게 투표하고 보수정당을 장애인의 대변정당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 장애계의 현실”이라며 “왼쪽으로 사고하면서 동시에 오른쪽으로 투표하는 현상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정당 지지이유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지지이유에 대해서는 ‘소외계층을 대변해서’가 34.4%, ‘자신의 정치적 이념과 맞아서’가 33.6%, ‘정책이 좋아서’가 15.6%, ‘정당운영방식이 좋아서’가 7.8%로 집계됐다.

 

정당운영방식이 좋아서를 제외하면 정책이 좋아서가 가장 낮은 응답률을 보이고 있다.

이와관련 인권포럼 등은 “이는 ‘장애인정책’에 대한 무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대단히 아쉽다”고 표현했다.

 

또 무응답 비율이 무려 33.61%에 달해 지지이유가 분명치 않은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성별 지지이유로는 남성, 여성 모두 ‘자신의 정치적 이념과 맞아서’를 각각 37.7%, 26.8%로 꼽았다.

 

출신지별 지지이유는 서울과 경인지역(34.8%), 호남(46.5%), 강원.충청.제주(32.7%) 출신자 모두 1위로 ‘소외계층을 대변해서’를 꼽았으며, 영남지역 출신자만 ‘자신의 정치적 이념과 맞아서’(40.4%)를 1위로 선택했다.

 

학력별로는 고졸이하 계층에서는 공통적으로 소외계층을 대변해서, 자신의 정치적 이면과 맞아서, 정책이 좋아서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문대졸 이상 계층에서는 자신의 정치적 이념과 맞아서, 소외계층을 대변해서, 정책이 좋아서 순으로 집계됐다.

투표율 추이

한편 투표율에서는 일반 유권자의 투표율은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는 반면 장애인의 투표율은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5대 대선에서 전국투표율은 80.7%, 16대 대선 70.8%, 17대 대선 63.0%로 급락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 투표율은 15대 대선 60.1%, 16대 대선 66.4%, 17대 대선 72.9%로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총선의 투표율도 일반 유권자에 비해 월등이 높은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

 

3회에 걸친 평균 장애인 투표율은 63.2%로 전국 평균(54.6%) 및 서울시 평균(54.1%)보다 10%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방선거도 예외는 아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60%에 근접하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0 지방선거 투표의향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67.5%가 투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무응답은 25명에 그쳤다.

표 결집력이 대단할 것으로 보여져 응집력만 발휘하면 무시못할 정치세력화가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적극적인 투표 참여의향 분포를 보면 여성(63.0%)에 비해 남성(69.6%)이 다소 우위를 점했다. 학력정도에서는 중졸이하(63.0%)층에 비해 고졸이상(66.1%) 및 전문대졸 이상(73.4%)의 상대적 고학력층이 적극적 투표 참여 의향을 보였다.

 

소득별로는 상대적으로 고소득일수록 적극적 투표참여 의사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장애유형별로는 지체장애가 75.6%로 가장 적극적인 투표참여 의향을 보였으며, 시각장애(67.5%), 뇌병변장애(59.6%), 청각장애(49.5%) 순이었다. 청각장애의 저조이유는 수화통역사의 부재가 주원인이었다.

희망공약

정애유형과 장애정도를 막론하고 장애연금제도확대가 42.7%로 가장 높았으며, 장애인의 공공임대주택 지원확대(16.7%), LPG지원제도 존속 혹은 면세유제도 실시(14.3%), 활동보조시간확대(11.9%) 순으로 나타났다.

 

공교롭게도 1위와 3위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장애계의 표심을 사로잡은 대표적인 공약이다.

 

장애유형별로는 지체장애는 1순위로 장애연금제도확대(39.6%)를 꼽았으며, 장애인의 공공임대주택 지원확대(18.8%), LPG지원제도 존속 혹은 면세유제도 실시(18%)가 뒤를 이었다.

 

노병변장애는 장애연금제도확대(46.1%),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시간 대폭확대(20.8%), 장애인의 공공임대주택 지원확대(11.8%)를 들었다.

 

청각장애는 장애연금제도확대(43.9%), 장애인의 공공임대주택 지원확대(15.9%), LPG지원제도 존속 혹은 면세유제도실시(15%) 순으로 선택했다.

 

시각장애는 장애연금제도확대(33.3%), 장애인의 공공임대주택 지원확대(23.1%),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시간 대폭확대(17.9%)를 희망했다.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평가는 ‘잘못하고 있다’가 53%로 가장 높아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잘하고 있다’S,S 33.6%에 그쳤다.

 

인권포럼 등은 “이는 지난 제17대 대선 당시 무수히 약속한 장애인 관련 공약이 정권을 잡은 후 어떤 과정을 통해 뒤집혀지고 가뭇없이 사라지는지 똑똑히 경험하고 느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하에서 장애인 관련 정책들이 헌신짝처럼 버려지거나 겨우 생색을 낼 만큼만 소홀히 다뤄지는 상황을 경험한 장애인유권자들의 응징적 평가 성격이 강하게 드러났다고 할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당별로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긍정적 평가가 66.8%에 달했으며, 부정적인 평가는 25.5%에 머물렀다.

 

반대로 민주당 지지자들은 부정적인 평가가 68.4%로 긍정적인 평가 16.9%보다 무려 4배가 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민주노동당 지지자들도 부정적인 평가가 77.6%로 압도적이다. 긍정적인 평가는 고작 15.9%에 머물고 있다.

 

성별로는 긍정적인 평가는 남성이 34.3%, 여성이 29.2%였으며, 부정적인 평가는 남성이 54.1%, 여성이 55.0%로 나타났다.

 

학력별로는 긍정적인 평가는 중졸이하 44.9%, 고졸 29.3%, 전문대졸 이상 24.7%로 학력이 높을수록 인색했다. 반면 부정적인 평가는 중졸이하 39.5%, 고졸 58.6%, 전문대졸 이상 63.6%였다.

 

소득별로는 기초수급자 및 100만원 미만 소득계층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30%대 초반이었으며, 소득이 높을수록 긍정적인 평가는 더욱 하락했다. 특히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의 소득계측에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60%를 훌쩍 넘었다.

 

장애유형별 부정적인 평가는 시각장애(59.3%), 뇌병변장애(58.4%), 청각장애(53.8%), 지체장애(52.8%)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장애인사회연구소에 의뢰해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거주하고 있는 20세 이상 장애인 유권자 1067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12일까지 2주간에 걸쳐 실시됐다. 주요 장애유형별 단체의 서울시협회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의 협조를 얻어 진행됐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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