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에 남성이 여성보다 대부분의 암 발병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UPI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암 연구소(NCI) 산하 암 역학·유전학 연구실의 새러 잭슨 박사 연구팀은 국립보건원(NIH)과 미국 은퇴자 협회(AARP)가 진행한 ‘식사·건강 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9일(현지시간)밝혀졌다.

연구팀은 50~71세 성인 29만41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남성은 17만1274명, 여성은 12만2826명이었다. 이중 2만6693명(남성 1만7951명, 여성 8742명)은 암 환자였다.

연구팀은 생식 관련 기관을 제외한 신체 다른 부위에서 남녀가 함께 발생한 암의 성별 발생률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은 갑상선암과 담낭암 등 2가지 암을 제외한 모든 암 발생률이 여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모든 부위의 암 발생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1.3~10.8배 높았다.

남성의 발생률이 가장 높은 암은 식도암으로 여성의 10.8배였다. 뒤이어 후두암(3.53배), 위 분문암(3.49배), 방광암(3.33배) 등의 순으로 높았다.

또한 간암, 담관암, 피부암, 대장암, 직장암, 폐암 발생률도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 행동(흡연, 음주) ▲인체 측정 자료(체질량 지수, 신장) ▲생활 습관 요인(신체활동, 식습관, 약물 복용) ▲병력 등의 남녀 간 차이가 암 발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계량해 봤지만, 이러한 요인들이 암 발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최대 폐암의 50%에서 최저 식도암의 11%에 이르기까지 그리 크지는 않았다.

이는 남성이 여성보다 암에 잘 걸리는 이유가 남녀 간 생활 방식의 차이라기보다는 본질적으로 생물학적 차이 때문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암 발생률에 이처럼 성별 간 큰 차이가 나는 이유를 알 수 있다면 암의 예방과 치료를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암 학회(ACS) 학술지 ‘암’(Cancer) 최신호에 발표됐다.

김희라 기자  heera29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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