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장애인의 날(12월3일)’을 맞는 장애계는 국회에서 예산안 심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4대강 삽질예산 폐기하고 생존권 예산 보장하라“며 예산투쟁을 벌이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자립생활센터협의회 등은 세계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2일부터 1박2일에 걸쳐 ‘장애인예산 및 생존권 쟁취 투쟁결의대회’를 갖고 “집권여당인 한나라당과 국회가 4대강에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 붓는 동안 장애인 민생예산은 오히려 축소, 후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에 따르면 정부가 장애인을 책임지고 보살피겠다며 선전을 했던 장애인연금의 경우 장애수당을 이름만 바꿔치기한 사기극일 뿐 아니라 지자체에서 장애수당에 부가적으로 얹어주던 추가금액까지 없어져 오히려 소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계 요구를 직, 간접적으로 반영한 박은수, 윤석용 의원안의 경우 장애수당의 존치를전제로 중증장애인 기준 25만원 이상의 추가소득이 발생토록 했으나 보건복지가족부와 기획재정부안은 기본급여 9만1000원에 불과했다.

또 박은수 의원안은 162만명(중증+경증) 1조1500억원, 윤석용 의원안 65만명(중증) 8652억원을 편성하고 있는데 반해 복지부안 41만명(중증) 3239억원으로 장애계 요구와 정부안의 격차가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전장연은 “기획재정부는 지난 9월 제출된 복지부안을 1519억으로 반토막냈다”며 “정부가 장애인연금을 도입할 의지가 있었는지 의심스럽다”고 힐난했다.

이어 기초장애연금(1519억)이 장애수당(1078억)과 장애인LPG지원(1031억)을 폐지, 도입됨에 따라 590억의 복지예산 절감하는 도구로 전락했으며 현재 정부안(기본급여 9만1000원, 부가급여 기초수급 6만원, 차상위 5만원)대로라면 서울 3만원, 경기 4만원, 울산 5만원 등 지자체가 장애수당에 얹어주던 보조금까지 없어지게 돼 중증의 경우 최대 3만원의 소득감소가 예상된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저상버스의 경우, 교통약자편의증진법 등에 의거해 2011년까지 전체버스의 31.5%를 도입해야 함에 따라 2010년과 2011년 각각 3713대를 도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는 2010년, 2011년 각각 170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야 함에도 불구, 1/6 수준인 325억원만 배정했다.

또 정부는 중증장애인의 최소한의 사회적 삶을 보장하기 위한 활동보조서비스 신규신청을 10월28일 이후로 중단하는 기만적인 조치를 취했으며 2010년에도 자연증가분에도 미치지 못하는 3만명밖에 책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전장연은 총액 월 30만 원 이상의 장애인연금을, 3만5000명 이상의 장애인에게 월 평균 100시간의 활동보조서비스를, 탈시설 장애인에 대한 초기정착금을, 법정 기준을 준수할 수 있는 저상버스 예산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대표는 “부자감세, 4대강 사업 추진하면서도 장애인 민생에산 외면하는 국회를 우리의 대변인이라 할 수 있나”며 “정부에 장애인, 기초수급자 등 서민들이 국민의 다수라는 것을 몸소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장애인총연맹은 세계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지난 2일과 3일 ‘제2회 한국DPI대회’를 개최했다.

채종걸 한국 DPI회장은 “‘장애인의 참여’에 대해 논의했던 지난 1회에 이어 올해는 장애인의 권리를 어떻게 찾고 어떻게 발현시켜 나갈 것인가 등 장애인 역량강화를 주제로 정했다”며 “이 대회를 통해 장애연금과 LPG지원 등 장애인 현안에 있어 우리의 힘과 자긍심을 발휘, 쟁취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한진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장애인들은 사회적 역할 책임과 생산성 기대로부터 면제되는 대신에 건강관리 자원 등을 수동적으로 받는 존재인 ‘병자’, ‘손상된’ 역할을 해 왔다”며 “이 역할은 수동성, 무력함과 관련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인들의 임파워먼트는 장애인들이 편견에 반대하고 사회의 정식 구성원으로서 자격과 사회적 존중을 요구하는 자긍심, 힘 등을 강화해 나가는 것”으로 “장애인이 정상적인 시민으로 받아들여지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장애인을 역량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DPI대회’는 전체회의에 이어 컨퍼런스1 ‘장애인의 임파워먼트를 어떻게 만드는가’, 컨퍼런스2 '장애소수자의 임파워먼트‘, 컨퍼런스3 ’정책의 반영을 위한 임파워먼트‘ 등 컨퍼런스6까지 진행됐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도 지난 3일 보신각 앞에서 ‘제2회 전국장애인부모권리선언대회’를 개최했다.

부모연대는 이날 발표한 투쟁선언문을 통해 ‘지금까지 한국의 장애인복지는 지적·정서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선 완전히 무관심했다’고 비판하고 ‘앞으로 이들 발달장애인의 권리를 대변하기 위해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할 것’을 선언했다.

또 인지장애를 가진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권리선언문 낭독, 각계의 ‘부모연대 출범 1주년 축하발언 등이 이어졌다.

한편 네티즌들도 ‘세계장애인의날’과 장애인차별에 관심을 갖고 'UCC서명운동‘에 나섰다.

UCC모임 ‘유하세(UCC로 하나되는 세상)’ 박명수 씨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1년, 제17회 세계장애인의 날을 맞고 있지만 우리는 장애인에 대해 무관심한 것 같다”며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UCC를 통해 공식적으로 약속, 공유하자는 의미로 ‘UCC 서명운동’을 이번 연말까지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유하세는 지난 3일 서울 명동에서 200여명의 회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비장애인, 장애인을 형상화한 엠블렘에 손도장을 찍고 ‘나는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선서를 하는 플래시몹을 실시하기도 했다.

서명운동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유하세 블로그(www.ucc2world.org)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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