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특수학급 선생님이 같은 반 학생이 우리 아이를 발로 차고 못살게 굴었다는 사실을 알고도 “당하면서 배우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자기 자식이라면 과연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아무런 방어능력도 없는 아이에게 그게 맞는 말일까.

사례2: 내가 시각장애인이란 걸 알게 된 교수님이 알아서 학점 줄 테니 다음부터 수업에 들어오지 말라고 했다.

지난 4일 백범기념관에서 ‘장애인교육권 현황 및 향후 과제’를 주제로 열린 토론’에서 김주영 한국재활복지대학 교수는 장애인에 대한 교육차별 사례를 열거,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1여년이 지난 지금도 교내 학생들, 일반학부모, 심지어 교직원들이 장애학생과 학부모를 모독, 비하하는 행위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주영 교수는 “이는 아직 도덕적으로 성숙치 못한 사회풍토를 보여주는 현상”이라며 “교육책임자, 교직원부터 개인적 견해에 의존하기 보다는 충분한 상황판단과 수용적인 태도를 갖고 신중하게 중재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교육계는 학생을 비롯한 시민들이 장애인차별의 의미를 장애인의 감수성을 갖고 이해할 수 있도록 널리 교육ㆍ홍보해야 할 것”이며 “이는 장애인차별금지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장기적 방안이며 교육이 담당해야 할 책무”라고 강조했다.

우선 교육과정에 장애인차별 관련 단원을 포함시킬 것, 즉 국어 사회 도덕 등 인성함양에 영향을 주는 과목에 관련 교육과정, 내용을 추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8차 교육과정 준비가 한창인 현재로선 이 부분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통합학급 확대에 따른 학교관리자와 교사교육을 강화하면 교사들 뿐 아니라 일반학생과 학부모 등도 장애학생과 부모를 존중하는 태도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장차법 시행에 따른 교육적 조치로 ▲교육기관 편의시설 설치 최소기준 마련 ▲교육보조인력 양성 ▲보조공학 서비스체계 확충 등을 꼽았다.

김 교수는 “장차법 시행에 따라 교육 차별 시정을 요구하는 장애인계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데 반해 당장 차별금지 의무를 준수해야 하는 교육기관 및 교육책임자 등의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법적 진정, 소송으로 이어지는 등 어려움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교육청은 민원사항을 수집, 분석해 예방지침과 해결방안 등을 교육기관에 보급해야 하며, 전문 상담 기구 설치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지난 해 4월 시행된 장차법은 학교는 정당한 사유없이 장애인의 입학 거부, 전학 강요 등을 할 수 없으며 모든 학습활동에서 장애인의 참여를 제한ㆍ거부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과 그 관련자를 모욕하거나 비하하는 행위를 명백한 차별로 규정하고 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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