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일자리 창출 사업을 진행하는 이비티에스 협동조합이 해외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해 진출을 시도중이다.

-칼  럼-

가난을 나랏님도 못 막는 이유

‘인열폐식(因噎廢食)’이란 말이 있다. “목이 멘다고 식사를 끊다” 즉, ‘과거의 쓴 경험이 두려워 큰 일을 그만두다’ 라는 의미의 글이다.

우리는 이런 증상중 하나를 흔히 트라우마 (Trauma)란 말로 사용하며, 이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가 정식 이름이다.

천재지변이나 전쟁, 신체적 폭행등 큰 충격이나 아픔을 당했을 때 주로 나타나는 정신적 장애를 가리킨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는 본래 의미의 천재지변이나 전쟁보다 지인이나 불특정 다수로부터 받은 경제적 손실 피해 즉, 보증이나 주식, 또는 다단계, 코인등에 의한 ‘손실고통장애’에 의해 후유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 결과 “불에 놀란 놈이 부지깽이만 보아도 놀란다”는 우리 속담처럼 한 번 크게 혼난 뒤에는 모든 일에 지나치게 겁을 내거나 매사 의심하며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그러다 보니 정작 정상적인 기회 앞에서도 그 과거의 고통 때문에 머뭇거리다가 좋은 기회를 잃는 경우도 드물지 않을뿐더러, 어쩌다 좋은 기회를 만나면 그 동안의 피해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은 듯이 그 고마움을 당연시하는 뻔뻔함도 서슴치 않는다.

트라우마의 일례로 더운 吳(오)나라 소는 달을 보고도 해인 줄 알고 헐떡인다는 吳牛喘月(오우천월)도 재미있는 비유이며, 더 나가, ‘인열폐식(因噎廢食)’처럼 먹다가 목이 막혀(因噎) 혼난 적이 있다고 해서 아예 식사를 끊는다는 폐식(廢食)을 한다면 더한 안타까운 일이며, 배를 타고 가다가 물에 빠져죽은 사람이 있다고 세상의 배를 모두 못타게 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요, 군대를 동원해 전쟁에 졌다고 군대 자체를 없앤다면 이 또한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 될까?

또한, 염치(廉恥)란 말이 있다. 사람을 사람답게 살게 해주는 마음은 양심이고, 그 반대의 마음은 욕심이다. 이런 욕심과 양심사이에서 지렛대 역할을 해주는 마음이 바로 ‘염치’다. 욕심이 커지면 커질수록 그 만큼 양심의 무게는 가벼워지기 마련이다.

그 불균형이 심각한 경우를 두고 ‘몰염치’라하고 또는 ‘파렴치’혹은 ‘무치(無恥)’라는 말로 하기도 한다. 따라서, 염치는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 사람을 사람답게 살게 해주는 ‘매우 귀한 마음’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국내 최고의 주식부자 반열에 오른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은 고마운 것과 미안한 것을 모르는 몰염치한 사람이 성공을 하면 ‘재앙(災殃)’이란 말도 했다.

그 만큼 염치는 세상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마음 중 하나다. 필자 또한 고마움도 모르고 본인이 어떤 혜택을 받으면 마치 자신이 이전에 스스로의 우둔함으로 인해 받은 피해에 대한 보상이나 혹은 받을 것을 당연히 받은 권리인 양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움은 물론 많은 생각이 든다.

심지어 그런 사람들은 “좋은 일을 하려면 고맙다는 말은 들을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하라”는 식으로까지 이론적(?) 무장까지 돼있을 정도로 염치와 담을 쌓고 살고 있다.

모든 일은 불과 물처럼 양면성과 다름이 있음은 인정한다. 하지만, 자신만의 과거로부터 만들어진 지나친 피해의식에 따른 트라우마로 인해 형성된 부정적인 사고와 그에 따른 머뭇거림이 그리고, 천재일우(千載一遇)의 좋은 기회를 만남게 됨이 마치 이전에 자신이 받은 피해에 대한 당연한 보상으로 인식해 드러내는 ‘몰염치’가, 자신에게 다가온 참 좋은 기회를 현명하고 과감하게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재기의 기회로 삼는 대신, 오히려 이를 가로막아 다시 재기불능의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을 종종 바라보며 현대의 변화무쌍하며 스마트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가난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진정한 바른 처세는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며 남양(南洋)의 밤하늘 아래에서 펜을 들어본다.

-이비티에스협동조합 이사장 이승원-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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