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철거민 참사' 2009년 대표 인권뉴스 선정

2009년 한 해를 대표하는 인권 뉴스로 ‘용산철거민 참사’와 ‘현병철 인권위원장 취임’ 등이 선정됐다.

인권단체연석회의. 인권위제자리찾기공동행동 등 인권단체는 ‘제 61회 세계인권선언일(12월10일)’을 맞아 ‘반인권의 옷을 벗기자’는 주제로 지난 10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9년을 대표하는 ‘인권 10대뉴스’를 발표했다.

'세계인권선언'은 지난 1948년 12월 10일 국제연합 총회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실현을 위하여 모든 국민과 국가에 대한 공통의 기준으로서 채택, 선포됐다.

이 날 발표된 10대뉴스는 지난 11월30일부터 12월5일까지 총 93명의 인권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됐다.

연석회의는 “한국의 인권상황은 이명박 정부 들어 후퇴하고 있다”며 “2009 10대 인권뉴스는 MB정부가 추진하는 법치의 본질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즉 법의 이름으로 추진되는 사업의 결과가 인권침해로 드러나고 인권침해에 대한 저항을 탄압하는 과정에서 법의 경계가 사라져버린다는 것이다.

용산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소유주만으로 구성된 조합과 시공사는 용역업체를 동원해 세입자들을 막무가내로 내쫓았으며, 이에 반대해 지난 1월20일 망루를 짓고 농성에 돌입한 철거민들을 경찰이 안전수칙도 지키지 않은 채 컨테이너를 동원해 몰아붙이며서 철거민 다섯명, 경찰 한 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건초기 ‘이명박 정권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가 구성, 범국민추모대회를 비롯해 시민들의 힘을 모으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추진하는 등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들은 계속 되고 있으나 결국 지난 10월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용산 철거민들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연석회의는 “용산철거민 참사는 이명박 정권이 역점을 두고 있는 건설경기 부양정책 기조가 불러온 참사”라며 “이번 사건의 해결은 MB 시대의 인권 전망을 가늠하게 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연석회의는 “조직축소에 이어 지난 7월20일 인권문외한 현병철 위원장 취임으로 인권위는 ‘인권’으로부터 완전히 발을 뗐다”며 “현병철은 취임 초기부터 쌍용자동차 사태와 관련한 함량 미달의 권고에 대한 비판을 받았으며 임진강 황강댐 방류 사건에 대한 논평을 통해 북한인권의 정치적 이용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고 지적했다.

“국내 인권단체들의 항의는 물론이고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 유엔 사회권위원회 등 국제인권기구들의 우려도 매우 높았으나 현병철 체제의 인권위는 여전히 반성 없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며 “이제 인권위는 인권의 가치를 놓고 인권운동이 싸워야 할 또 하나의 상대가 됐다”고 비난했다.

연석회의는 이 날 한국 인권을 추락시킨 인물로 이명박 대통령, 현병철 인권위원장을 선정, ‘인권추락상’을 시상하는 퍼포먼스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 올 한해 후퇴하는 인권을 옹호하고자 노력했던 인권활동가, 단체 등을 ‘인권의 맛을 돋운 소금들’을 선정, 발표했다.

소금들에는 삼성의 악질적인 노동정책에 맞서 싸우고 있는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유가족 황상기·정애정 씨, 용산투쟁을 라디오로 확산시키고 있는 ‘언론재개발’, 시설장애인의 자립생황을 확보하기 위해 끈질기게 투쟁하고 있는 ‘석암비대위’, 77일간의 회사와 경찰의 폭력에 맞서 싸운 ‘쌍용차 노동자’ 등 18개 단체, 활동가들이 선정됐다.

한편 인권위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 61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인권위는 이날 행사에서 우리 사회 인권보호와 신장을 위한 활동을 다짐했으며 ‘대한민국 인권상’ 시상식, 세계인선권선 낭독 등을 진행했다.

사회 각 분야에서 인권신장에 기여한 개인 및 단체를 시상하는 ‘대한민국 인권상’의 최고 영예인 국민훈장은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가 받게 됐다.

이 교수는 1991년부터 아동학을 가르치면서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한국아동권리학회, 한국자폐학회 등 아동권리와 관련 있는 전 분야에서 폭넓게 활동해 왔으며, 2007년부터는 UN아동권리위원회 위원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인권위원장 표창은 ▲혼혈인 및 결혼이민자 인권향상에 기여한 사단법인 국제가족한국총연합 김종철 부회장, ▲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 인권향상에 기여한 대구노숙인상담지원센터 현시웅 소장, ▲△교정, 교육, 군대 등 공공 부문에서 인권향상 및 인권교육 문화 확산에 기여한 부산교도소 김홍남 교위 등이 개인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단체부문에는 ▲북한인권실상에 대한 대내외적 홍보 및 탈북자 지원 등의 활동을 통하여 인권향상에 기여한 ‘사단법인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장애인 차별과 관련된 보도를 통해 차별개선 문화 확산에 기여한 ‘MBC 희망나눔무지개 제작진’ ▲거주외국인 인권향상을 위한 인권정책을 제도화한 ‘안산시’ 등이 수상했다.

인권위는 이번 수상자들은 인권단체와 정부기관 등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공정심사위원회의 공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고 밝혔다.

<인권활동가 선정 2009 10대 인권뉴스>

▲ 망루에 오른 용산 철거민, 경찰 과잉진압으로 5명 사망 … 재판부, 철거민들에게 중형 선고 (76%)

▲ 국가인권위 조직 축소에 이어 인권 문외한 현병철 인권위원장 취임 … 인권단체들과 국제인권기구의 항의 이어져 (69%)

▲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77일간 공장점거파업과 경찰의 폭력진압 (54%)

▲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야간집회금지조항 헌법불합치 결정 … 집시법 개정 필요성 제기 (47%)

▲ 불법체류율 낮추겠다며 이주노조 표적 탄압, 집중 단속 실시 … 스탑 크랙다운 미누 씨도 강제추방 (46%)

▲ 미디어법 날치기 국회통과 … 한술 더 뜬 헌재 "절차는 문제 있지만 무효 아니다" (43%)

▲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 … 여성주의적 성찰, 미룰 수 없는 과제 (40%)

▲ 이름만 바꾼 대운하 4대강 사업, 졸속 환경영향평가 후 강행 (33%)

▲ 광화문, 서울 광장 등 광장 개장, 광장에서 시민들 마구잡이 연행 … 광장을 열어라 (33%)

▲ 시국선언 교사, 공무원 징계 추진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