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미혼 남녀 4명 중 1명는 결혼에 대한 의사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 2005년도에 이어 두번째로 실시한 ‘2009년 전국 결혼 및 출산동향 조사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혼자 가운데 결혼을 하겠다는 응답이 남성이 2005년 82.5%에서 2009년 75.7%, 여성은 2005년 73.5%에서 2009년 73.1%로 각각 나타나는 등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을 미루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미혼여성에 비해 미혼남성의 결혼의향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고용불안정의 영향으로 남성의 경우가 하락률이 상대적으로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이 평균 32.1세, 여성이 30.6세에 결혼하겠다는 의사를 보여 결혼계획 연령도 늦추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05년 조사에서는 남성 31.8세, 여성은 29.7세였다.

자녀를 많이 낳지 않으려는 경향도 강화되고 있다.

‘자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비율이 남성은 2005년 54.4%에서 2009년에는 24.3%로 절반이하로 떨어졌다. 여성도 2005년 42.1%에서 2009년에는 24.0%로 18%나 감소했다.

미혼남녀의 기대자녀수도 감소해 한 자녀에 대한 선호도가 여성의 경우 2005년 15.5%에서 2009년에는 28.5%로 높아진 반면, 두자녀 이상을 원하는 비율은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기혼여성(20~44세)의 평균 출생아수도 1.77명에서 1.66명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중산층 가구가 출산을 꺼리는 경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집계됐다.

소득이 전국가구 월평균소득의 100~140%인 3인 가구 기준 월345만~483만원 가구의 평균 출생아수가 타 소득수준의 가구에 비해 가장 낮았다.

복지부는 이는 중산층이 자녀를 잘 키우려는 욕구는 매우 강한 반면, 이를 위한 투입비용은 지나치게 커서 출산을 포기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취업여성의 39%가 결혼전후 일을 그만둔 경험이 있으며, 일과 가정을 병행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31%)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가사 및 육아는 비맞벌이가 86.0%, 맞벌이가 67.3%로 조사돼 맞벌이 여하에 상관없이 부인이 주로 전담하는 것으로 나타나 가정 내에서 양성평등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추진해 온 정부의 정책에 대해 자녀보육·교육비지원(84%), 방과후교육지원(72%) 등 경제적 지원책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으나, 일-가정 양립, 주택공급 지원제도 등에 대해서는 인식수준이 30~40%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육비용 경감 등에 대해서는 상당히 만족(80% 수준)하고 있으나, 근로형태 유연화, 양성평등 문화조성에 대해서는 불만족(56~61%)하다고 느끼고 있어 향후 이 부분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요구된다.

앞으로 희망하는 대책에 대해서는 자녀보육·교육비 지원(55%), 일-가정 양립(17%), 주거지원(9%) 순으로 선호했다.

복지부는 이번 조사결과에 대한 심층분석을 통해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해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수립시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는 보건사회연구원이 올 6~7월 전국 1만211 표본가구의 20~44세 기혼여성 3585명과 미혼남녀 3314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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