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전국노점상대회에 참석한 전국의 노점상인들이 용역해체 플랜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노점상인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

벼랑끝으로 내몰린 노점상인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한 절규의 메아리가 여의도 전역에 울려 퍼졌다.

지난 10일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는 전국의 6천여명의 노점상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용역해체와 노점탄압 저지를 위한 613 정신계승 전국노점상대회'가 개최됐다.

김흥현 공동의장은 "지난 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노태우 군사정권이 노점상인을 싹쓸이 할 것을 지시함에 따라 조직이 없어 전전긍긍하던 때로부터 벌써 18년이 지났다"면서 "단결·연대·화합이 613의 기본정신"이라며 끝까지 단결, 화합으로 노점상인의 생존권을 사수할 것을 천명했다.

그는 또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행정대집행법과 경비업법 개정은 독소조항을 포함하고 있다"면서 "악법을 만들어내는 국회의원과 정부에 강력히 대항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힘찬 투쟁을 벌여나갈 것"을 다짐했다.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이사장은 "고문을 당하던 시절 죽어가던 나를 일으켜 세우던 노래 한 소절로 인사말을 대신하려 한다"면서 '일편단심 두 글자만 믿고서 살아간다'는 구절의 노래를 선보였다.

그는 또 "용역깡패 해체가 아닌 노무현 정권 해체를 위해 싸워나가야 한다"며 정권 해체를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를 비롯해 빈곤연대 박경석 공동대표,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이사장 등이 참가했다.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는 "하루아침에 생존권의 벼랑으로 내몰린 노점상인들과 함께 힘을 모아 생존권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20년전 들불처럼 일어났던 투쟁의 의지를 모아, 잘못된 세상을 바꿔나가자"고 주장했다.

그는 또 행정대집행법과 경비업법 개정과 관련, "잘못된 법안이 올라왔다"며 "민주노동당 의원은 10명밖에 안되지만 400만 도시빈민들과 힘을 합해 잘못된 법안 저지와 생존권을 사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인도, 네팔 노점상연합 대표들은 국제연대사를 통해 "한국노점상이 어떻게 활동하는지 직접 보고, 느끼며 세계 여러나라의 상인들의 연계를 통해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5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본 행사 이후 참가자들은 노점상을 철거하는 용역업체들의 해체와 관련 경비업법 개정을 촉구하며 국회의사당까지 행진을 감행했다.

국회에 도착한 장봉주 전노련 수석 부의장 등 지도부 3명은 용역업체의 폭력과 인권침해 사례와 경비업법 개정요구를 담은 항의서한을 국회의장실에 전달했다.

한편 이날 노점상연합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직장에서 쫓겨나고 영세자영업에서 실패한 사람들이 마지막 보루로 노점을 선택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정부는 뚜렷한 일자리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노점상을 없애려고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2004년 노점단속을 위해 용역을 고용한 비용이 최소 100억"이라며 "고용된 용역깡패들은 방패, 곤봉, 목검, 가스총, 대검까지 무기로 휘두르는 등 그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점상연합은 행정대집행법, 경비업법과 관련, "현장에서 벌어지는 폭력과 인권유린을 막기 위한 내용이 없다"면서 "온갖 무기로 폭력을 행사하는 용역을 방치하는 법 개정은 생색내기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용역 해체 △단속일변도의 행정 중단 △APEC을 빌미로한 빈민탄압 중단 △생존권, 주거권 보장하는 행정대집행법, 경비업법 개정 △전노련에 대한 탄압 중단, 수배 해제 △노점상, 철거민 관련 대책기구 구성 등을 요구했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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