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의전화가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참가확인 여부를 놓고 여성부를 상대로 벌인 보조금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이 10일 한국여성의전화가 보조금 지급 취소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여성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여성단체 공동협력 사업선정 취소결정을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여성부 공동협력사업에 이미 선정 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성부로부터 보조금 지급이 전격 취소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여성부는 한국여성의전화 등 이른바 촛불단체 리스트에 포함된 단체들로부터 ‘지난해 촛불집회에 참여하지 않았다’라는 내용의 확인서 작성 및 제출을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내걸었고, 한국여성의전화 등이 이를 거부하자,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여성부뿐만 아니라 행전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 부처들은 지난해 말 여당이 단독으로 처리한 ‘2009년도 예산안 심사보고서’ 중 부대의견 조항을 들어 올해 초 경찰청이 임의로 작성한 ‘불법폭력시위 관련단체 현황’을 근거로, 촛불단체들을 일괄 배제했다.

 2009년 예산안심사 부대의견은 “정부는 불법시위를 주최ㆍ주도하거나 적극 참여한 단체, 구성원이 소속단체 명의로 불법시위에 적극 참여하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처벌받은 단체에 대하여 보조금의 지원을 제한하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월 23일 여성부 예산심사소위원회 2010년 여성단체 공동협력사업 예산심의 과정에서 2010년 여성단체 공동협력사업에서는 올해처럼 비상식적인 방식으로 사업이 수행되지 않도록 부대의견을 채택토록 했다.

여성위 예결소위 부대의견은 “여성단체 공동협력사업 지원 시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정하며, 특정 단체에 대하여 일괄 배제하거나 지원이 편중되지 아니하도록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상희 의원은 “이번 한국여성의전화 승소 판결은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당연한 결과”라며 “정부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시민단체에 대한 보조금을 시민단체 압박수단으로 사용하는 치졸한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여성부는 지난 수십년간 여성단체들이 흘린 피땀으로 출범할 수 있었던 부처임에도 불구하고 여성부의 주요업무에 해당하는 여성단체와의 협력 및 지원을 깨뜨린 것에 대해 반성하고, 향후 이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공정하고 투명하게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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