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서비스의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영리기관에 대한 국가의 재정지원은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윤홍식 인하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4일 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지역본부에서 열린 ‘복지한국의 전망과 당면과제’라는 주제의 2009 사회복지 기획강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윤 교수는 “사회서비스가 공공재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비영리기관과 공적기관에 대한 재원은 국가가 담당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지만 영리기관의 경우 국가의 재정지원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리기관의 진출이 허용되는 일상적 생활이 가능한 노인과 장애인 사회서비스를 공적기관과 같이 높은 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수요자를 구매력 수준이 상당히 높은 소수계층을 대상으로 사업을 특화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이렇게 되면 보편적 사회서비스와 관련해 영리기관의 자생적 생존을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따라서 “영리기관에 대해서는 사회서비스가 시민의 일상적인 생활과 관계된 것이기 때문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표준적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자리 부문 확대를 위해서도 공적기관의 역할 강화를 역설했다.

그는 “북유럽과 같은 국가들에서 안정적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대부분은 공적부문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라며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회서비스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의 요건에 부합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윤 교수에 따르면 현재 한국사회에서 사회적 일자리는 저임금은 물론 전통적 사회보장의 핵심인 사회보험으로부터 배제되는 나쁜 일자리로 자리매김 돼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돌봄 노동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재화와 달리 사람간의 감정의 교류와 우애가 매우 중요한 일의 성격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나쁜 노동조건에서 양질의 서비스를 기대할 수는 없다는 것.

윤 교수는 “그렇다면 대답은 공공부문이 직접 또는 지배적인 역할을 통해 비영리부문에서 국가의 공적재원이 투입된 사회서비스와 관련된 안정적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단언했다.

비영리부문에서 사회적 기업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또 사회적 서비스 확대를 위해서는 민간부분을 확대해야 한다는 현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현 정부의 일각에서 시장을 통한 민간부분의 확대가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하나 서구 복지국가의 경험을 보면 타당한 논거가 될 수 없다는 게 윤 교수의 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스위덴의 경우 1960년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이미 60%에 이른 상황에서 3세 미만 아동에 대한 보육은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재 한국의 상황적 논리를 적용하면 서비스의 절대량 부족은 시장형성을 통해 충족시키는 것이 타당하지만 스웨덴은 오히려 공적부문의 확대 전략을 선택했다.

독일의 경우도 1990년대 아동보호에 대한 보편적 권리보장을 법제화하면서 단기간에 보육서비스를 확대할 필요성이 증대했다. 이 때 독일사회의 선택은 기존에 아동보육서비스 제공에 지배적 지위에 있던 비영리기관 확대가 한계에 직면하자 공적기관이 직접 서비스를 제공, 국가의 직접적 역할을 강화했다.

윤 교수는 “OECD자료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GDP 대비 공공사회 복지지출 비율이 5.7%로 OECD 평균 20.9%의 4분의 1에 불과하다”며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국가의 직접개입을 통해 사회서비스를 확대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중앙정부는 직접 서비스의 제공자보다는 규제와 감독자로의 역할로 강력한 사회서비스 질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면서 “물론 서비스 질 담보를 위한 중요한 방편으로 일정수준에서 공적기관이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영리부문과 비영리부문의 공익성 강화도 역설했다.

그는 “민간부문 중 영리부문의 확대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기존 비영리부문도 공익성을 강활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2008년 서울시가 제안한 민간보육시설의 준공영화방식은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윤홍식 교수는 “아동보육시설이 국공립과 공공성이 강화된 비영리기관으로 재편된다면 현재 정부가 도입하려고 하는 전자바우처 방식은 전달방식의 효율화라는 측면에서 검토가 가능하지만 현재와 같은 조건에서 바우처 도입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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