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과 함께 겨울철 대표 길거리 간식으로 꼽히는 어묵을 두고 때아닌 논란이 일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어묵을 끼운 나무 꼬치에 관해서다.

나무 꼬치의 재사용 여부를 놓고 “깨끗이 씻어 사용하면 괜찮다”란 의견과 “나무 젓가락도 한번 쓰고 나면 버리듯 어묵 꼬치도 마찬가지”란 의견이 대립한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입에 닿는 물건’에 대해 한층 높아진 소비자들의 기준은 어디까지 맞춰야 할까.

논쟁의 발단이 된 것은 서울 강서구가 전국 최초로 제정한 ‘어묵 꼬치 등 꼬치 목재류 재사용 제한에 관한 조례안’이다.

지난해 11월 처음 발의된 조례안에는 당초 꼬치 재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규정이 담겼다.

일부 자영업자들이 꼬치 끝이 까맣게 변할 만큼 오래된 것을 사용하는 등 위생 문제가 불거지자 해결 방안 모색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강서구 조례안 소식이 전해지자 소비자들은 “안 그래도 여러 사람들이 꼬치를 돌려 먹는 것에 대해 찜찜했다”라거나 “나무 젓가락도 한번 쓰면 버리는데, 어묵 꼬치는 왜 계속 재사용하는지 의문이다” 등 코로나19사태를 거치며 한층 높아진 위생에 대한 경각심을 드러냈다.

반면 영세상인들은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꼬치를 깨끗하게 씻어 재사용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자영업자들은 그 동안 어묵을 팔며 세제에 풀어놓은 물에 꼬치를 담가 씻은 후 햇볕에 말려 재사용해왔다. 끓는 물에 꼬치를 삶기도 했다. 그만큼 충분히 세척하고, 위생 관리에 신경을 썼다는 얘기다.

꼬치를 한번 쓰고 버리기엔 자영업자들의 비용 부담이 크다란 지적도 있다. 식재료 원가가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꼬치값도 만만치 않게 올라서다.

대나무로 만든 어묵 꼬치는 100% 중국산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이들 꼬치의 가격은 개당 30~50원대다.

플라스틱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나가는 상황에서 오히려 꼬치를 일회용품 취급하며 환경오염을 부추긴다는 의견도 있다.

“나무 꼬치를 빨아먹는 것도 아닌데 이런 식이라면 식당 수저나 입을 대고 마시는 카페 컵도 한번 쓰고 버려야하는 것이냐” 등이 대표적이다.

강서구의 해당 조례는 추진 과정에서 한번 쓴 나무꼬치는 전면금지가 아닌 가급적 폐기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완화가 됐다. 자영업자들의 반박을 비롯해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사용 후 세척 살균하는 등 항상 청결하게 유지 관리된 꼬치 목재류는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나무꼬치 재사용 여부에 대한 논란은 진행형이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학원 오가는 길마다 아이가 어묵을 사달라고 할 때면 고민이 된다”며 “애 입에 들어갈건데, 남이 사용한데다 계속 또 이를 재활용한다니 께름칙한 게 사실이다”고 전했다.

임문선 기자  moonsun96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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