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은 돈이에요. 우리도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어요.”

1월 5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기지회에 지적장애 아동들이 공부하고 있는 자혜학교 초등학교 6학년 기린반 친구들이 찾아와 어눌하고 느린 말투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모았다며, 성금 4만1000원과 빨간 사랑의 열매를 그린 종이를 내밀었다.

김민규 기린반 담임 교사는 “7명의 기린반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체험활동으로 무공해 자연비누를 만들어 판매한 수익금을 어디에다 쓸까 고민하다가 모두가 입을 모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며 “어린 친구들이 장애를 갖고 있다고 해서 불쌍한 눈길로만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이들은 마음속에 가득한 희망을 또 다른 이웃들에게 전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수원시 탑동에 위치한 자혜학교는 지적장애아동들이 공부하는 특수학교로 유치부 1학급, 초등부 6학급, 중학부 3학부, 고등부 3학급 등에서 26명의 교사와 120여명의 정신지체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2009년 12월 28일 아동생활시설인 천양원의 생활지도사와 어린이들도 이웃돕기 성금을 기탁하기 위해 공동모금회 대전지회 사무실을 방문해 성금 50만8850원을 기탁했다.

임화숙 생활지도사와 김연경 어린이(초등학교4)는 “그 동안 이웃사랑 성금을 지원받아 생활시설도 개선되는 등 항상 받아온 사랑을 통해 100%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다”면서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또 다른 100%행복으로 돌려드리자’는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대전시 대덕구 정신보건센터의 정신장애인의 역량강화와 사회통합프로그램에 참여한 정신장애학생들도  한해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면서 전시회를 개최해 얻은 판매 수익금 전액인 13만5000원을 이웃사랑 성금으로 공동모금회 대전지회에 전달했다.   

대전벧엘의집에서 생활하는 노숙인들도 공동모금회 대전지회를 방문해 62만원의 이웃사랑성금을 전했다. 

장애인과 아동복지시설 어린이들, 노숙인 등 그동안 도움을 받던 계층들의 모금이 잇따르면서 1월 6일 현재 사랑의 온도가 지난해를 넘어섰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부터 시작한‘희망2010나눔캠페인’이 1월 6일 현재 1732억원을 모아 사랑의 온도 78.3도를 기록했다. 이는 금액상으로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모아진 1725억원보다 7억원이 많으나 온도는 4.4도(지난해 사랑의 온도 82.7도) 낮은 수치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적이 없었다. 12월 초반에는 전년보다 앞서나가다가 12월 18일부터는 낮아지고, 2010년 1월 들면서 다시 앞서나가는 등 목표달성 여부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희망2010나눔캠페인’의 목표는 2212억원으로 앞으로 25일간 480억원을 모으면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그러나 10년간 평균으로 보았을 때 1월은 12월에 비해 모금액이 떨어지고 거액의 기업 기부가 드물기 때문에 남은기간에 목표를 달성한다고 예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희망2009캠페인에서는 1월 15일까지 1818억원을 모금하는 등 목표달성(2085억원)에 근접했었다. 

희망2010나눔캠페인 모금은 일자별로 보면 12월 7일에는 166억원(희망2009캠페인 45억원)으로 크게 앞서나가다가 12월 18일 721억원(희망2009캠페인 767억원), 12월 25일 1055억원(희망2009캠페인 1103억원), 12월 29일 1168억원(희망2009캠페인 1289억원)을 기록하는 등 12월말까지 하향세를 이어갔다.

1월 6일부터는 소폭의 상승세를 기록하는 등 기복이 심해 모금목표 달성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기부자별로 보면 개인 436억원, 기업 12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개인 585억원, 기업 1140억원과 비교했을 때 기업기부가 모금액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30일과 1월 5일 사이에 포스코 100억원, 한화 30억원, 현대중공업 20억원, KT&G 10억원, 삼양 3억원, 아모레퍼시픽 3억원, 대한주택보증 1억1000만원 등 기업기부가 이어지면서 온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반면 개인기부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ARS 060-700-1212(1통화 2000원) 모금은 14만8183통 2억9636만6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만5757통 4억5151만4000원에 비해 35%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 165억원, 경기 77억원, 경북 68억원, 충남 60억원, 부산 42억원, 충북 37억원 순이다. 특히 충북은 지역목표인 37억원을 캠페인 시작 37일만에 조기 달성했다. 그러나 강원(-23.5%), 경남(-6.9%), 대구(-5.4%), 제주(-0.5%)는 전년보다 낮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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