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보이고 있는 지난 5일 오전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도심이 안개와 미세먼지가 끼어 뿌옇게 보이고 있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이 대뇌피질 두께를 얇게 만들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조재림·김창수 교수와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노영 교수 공동 연구팀은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이산화질소 등 주요 대기오염 물질 세 가지와 뇌 건강 상관관계를 밝혔다. 연구는 2014년 8월부터 32개월 간 뇌 질환이 없는 50세 이상 성인 6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기오염은 연구 대상자 거주지 연평균 농도를 기준으로 삼았다.

연구 결과 대기오염 물질 농도가 올라갈수록 대뇌피질 두께가 감소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이산화질소가 10ppb 높아질 때 대뇌피질 두께가 각각 0.04㎜, 0.03㎜, 0.05㎜씩 줄었다. 대뇌피질은 대뇌 표면에 신경세포가 모여 있는 곳으로 두께가 얇아질수록 기억과 학습 능력 등이 감퇴하는 경향을 보인다. 대뇌피질 평균 두께는 2.5㎜지만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는 2.2㎜로 더 얇다.

대기오염 물질로 인한 대뇌피질 변화 양상도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와 비슷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10㎍/㎥씩 높아질 때마다 전두엽 두께는 0.02㎜, 측두엽 두께는 0.06㎜ 감소했다. 초미세먼지의 경우 측두엽 두께가 0.18㎜ 줄었다. 이산화질소 농도도 10ppb 증가하면 전두엽과 두정엽이 0.02㎜ 감소했고, 측두엽과 뇌섬엽에도 영향을 미쳤다. 치매는 전두엽과 측두엽, 두정엽 등 대뇌피질 부위가 줄어들면서 발병한다.

대기오염이 짙어질수록 계산이나 언어, 기억능력 등 인지기능도 떨어졌다.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농도가 10㎍/㎥씩 증가할 때마다 인지기능 점수가 각각 0.69점, 1.13점, 1.09점 낮아졌다. 조재림 교수는 “대기오염이 심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문선 기자  moonsun96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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