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유성구에서 학교 예술강사로 일하는 A씨는 치솟는 물가와 난방비 폭탄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월평균 230만원을 버는데 지난 1월 난방비가 41만원, 2월엔 32만원으로 소득의 13.9%~17.8%을 지출했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일자리를 추가로 구해야 했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B씨도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20% 정도 늘어난 난방비로 한숨이 깊어졌다. 월 210만원 정도를 버는 B씨는 지난 1월 난방비로 27만4천원(월소득의 13%), 2월 26만8천원(12.8%)을 내야 했다. 가계대출은 늘어났고, 소비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학교비정규직, 마트 판매원 같은 저임금 노동자들이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 이달 최저임금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노사 간 치열한 샅바싸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물가폭등에 따른 가장 확실한 민생대책으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비스연맹은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비스연맹 정책연구원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월평균 임금 300만원 이하 조합원 1천5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전했다.

조사 결과 월평균 소득은 206만원으로 올해 최저임금 201만580원을 약간 웃돌았다. 지난 1월 납부한 난방비(도시가스·등유 등) 평균은 18만9천원으로 월평균 소득의 9.2% 수준이었다. 특히 월소득이 ‘100만원 이하’인 경우 소득의 18%를 난방비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절반(50.2%)은 지난해 초와 비교했을 때 “난방비가 20~30% 정도 증가했다”고 답했다.

물가상승에 따라 가장 먼저 식비부터 줄였다. 응답자 84.3%는 “생필품 가격이 올라 다른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항목으로는 식료품·비주류 음료가 1순위였고, 공공요금과 문화·여가·여행이 각각 2순위, 3순위였다.

대출을 늘리거나 ‘투잡’을 뛰는 경우도 있다. 응답자 10명 중 4명은 “물가상승 이후 가계대출이 늘었다”고 답했다. “가계소득을 늘리기 위해 일자리를 추가로 구했다”는 경우도 11.7%나 됐다.

물가상승 대책으로는 임금인상을 우선적 과제로 지목했다. 조사 결과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임금 인상’이 1순위였고,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2순위였다.

임문선 기자  moonsun96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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