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최순영의원이 16일 국회기자실에서 수유동 고려 어린이집의 꿀꿀이죽 사건에 대한 현장방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사진/최순영 의원>

 
먹다 남은 음식물을 어린이들에게 제공한 소위 '꿀꿀이죽 사건'의 서울 수유동 고려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 아동복지법은 물론이고 식품위생법, 노동법위반, 세금포탈을 위한 탈세, 구청 지원금 횡령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수유동 고려어린이집 '꿀꿀이죽 사건'과 관련하여 민주노동당은 이같은 현장방문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소위 '꿀꿀이죽 사건'으로 불리는 이번 사건은 지난 2002년 개원한 수유동의 고려어린이집에서 간식으로 영양죽을 제공해 왔으나, 양심적인 교사들의 제보로 원에서 제공되는 아침 간식이 전날 점심 간식으로 나왔던 음식 잔반과 도시락 잔반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진 사건이다.

지난 14일 민주노동당 현장방문단은 고려어린이집을 방문해 관련자료와 증거물 검토, 면담을 통해 법률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고려어린이집은 구청에 81인 정원으로 인가를 받은 시설이나 실제 145명의 아이들을 수용하고, 100명 이상 시설에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할 영양사, 조리사를 고용하지 않는 등 영·유아 보육법 상의 인력배치 기준을 위반하고 있었다.

또한 고려어린이집은 시설 운영은 보육교사 1급 자격증 소유자만 할 수 있다는 영유아보육법을 어기고 구청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원장이 실질적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서는 강북구청이 어린이집에 시정 명령서를 보낸 상태.

이외에도 고려어린이집은 보육교사들에 대한 처우개선비나 추가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었으며 차량운영비, 재료비 등 명목으로 잡부금 징수를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원에 다니고 있는 아이들 중 60여명이 한차례 이상씩 병원에 입원했었고, 현재 100여명의 아이들이 장염, 만성 장증후군, 아토피 피부병, 물사마귀, 식중독으로 인한 피부병 등을 앓고 있다는 사실도 이번 현장 방문을 통해 밝혀졌다.

현재 증상이 가장 심한 아동은 장염이 폐렴으로 발달하여 상계백병원에 입원중이고 뇌수막염이 의심되어 정밀검사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어린이집 원장은 이런 사실에 대해서 사과하기보다는 오히려 양심선언을 한 교사에 대해서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로 고소를 했고, 학부모들에 대해서도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했다.

민노당은 "고려어린이집은 CCTV를 설치하여 학부모가 원에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고 원 입구나 원장실만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국·공립 시설에만 의무화된 시설운영위원회를 40명 이상의 아동을 수용하는 모든 시설에 대해서도 의무화하고 관련 처벌 규정이 포함되도록 영유아보육법을 개정하여 학부모가 시설운영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노당은 "고려어린이집 사건은 전체 보육시설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 어린이집에서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문제"라며 "관할 구청은 한번도 지도 감독을 하지 않았으며, 정부지원금을 받는 것에 따르는 사회적 책임은 민간어린이집이 지고 있지 않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국·공립 시설을 50% 이상 확충하고, 시설에 다니는 어린이의 70% 이상이 공공 보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육정책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윤경 기자 ohnew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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