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간병서비스의 건강보험 제도화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화를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상진.최영희 의원 주최로 19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간병서비스 건강보험 제도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양질의 간병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간병서비스를 건강보험화 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상윤 사회공공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주제발표에서 2007년 시행된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의 한계와 올해 실시될 시범사업에 있어서 문제점과 고려할 사항을 지적했다.

그는 “국민부담을 덜기 위해 병원내 간병서비스를 제도화하기로 방향을 잡은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 “하지만 현재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청사진은 큰 방향만 있을 뿐 구체적 내용이 없다.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낸 실내용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간병서비스의 재원을 표준화된 민간의료보험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 고려사항으로 포함돼 있다는 것 또한 우려스럽다”고 염려했다.

그는 “민간의료보험사는 이윤 극대화를 위해 조건을 까다롭게 제한을 둬 환자 및 보호자와 불필요한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며 “이는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며 사회적으로 손실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 연구위원은 “환자들은 양질의 간병서비스를 적절히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하고, 간병노동자들은 정당한 노동권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간병서비스를 현물급여 방식으로 건강보험 급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간병서비스 질 보장을 위해 간병 인력을 의료법을 또는 국민건강보험법을 개정해 노인복지법을 적용, 요양보호사를 간병서비스 인력으로 공식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간병서비스 시범기관은 정책적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공 종합전문요양기관(3차 병원)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해야한다”며 “간병 인력으로 요양보호사를 직접 고용하고 간병수가 등 표준적인 인력 기준을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창보 건강세상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 설계에 대한 제언’ 발제를 통해 정부는 간병서비스를 제도화하려는 뚜렷한 의지가 없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김 위원장은 “현 정부는 시범사업의 목표와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도적 문제로 해결하기 위한 세부방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자칫 후속계획 없이 또 한번의 단발성 시범사업으로 끝나게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는 “무엇보다 간병서비스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으면서 동시에 민간의료보험 시장으로 내어줄 의향까지 비치고 있어 상당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간병서비스는 건강보험 급여화를 매개로 제도화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또 “간병서비스를 병원이 책임지고 제공하는 보편적 서비스로 제공하기 위해 건강보험 수가 등 재정체계와 서비스 공급체계를 개발하는 것이 돼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환가부담 금액과 부담방식, 간병인의 역할분야, 병원과 간병인의 관계 등을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간병서비스의 제도화를 위해서는 우선 법률적인 근거확보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현재 건강보험 제도상 ‘간병’이 ‘임의비급여’로 돼 있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보건복지가족부의 ‘2010년도 주요업무 추진계획’에 따르면 ‘병원내 간병서비스를 비급여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간병서비스를 불법적인 임의비급여로 취급받던 것을 합법적인 법정비급여 영역으로 두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간병서비스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급여화를 전제하고 ‘한시적 비급여’로 판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며 “한시적 비급여는 서비스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로 하는 것이 옳다는 판정을 내리지만 제정적 또는 행정적 사유로 인해 한시적으로 ‘법정비급여’로 취급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재정을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법정비급여가 아닌 한시적 비급여로 판정해야 한다”면서 “만일 이런 판정을 내리지 않을 경우 시범사업에 건보공단의 재정을 사용할 근거가 없는 자기모순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복지부의 민간의료보험을 거론한 것도 성급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의료서비스 행위와 관련한 건강보험 급여 여부의 절차는 ‘의료행위전문위원회’의 의견을 거쳐 ‘건강보험정책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지 복지부가 임의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

그는 “복지부는 민간의료보험에 대한 아무런 관리감독권을 갖고 있지 못한다. 민간의료보험을 거론한 것은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간병제도의 시범사업에 소요되는 비용도 기획재정부에서 제안한 국가 30%(19억원), 건보공단 20%(12억원), 환자본인부담 50억원(31억원) 등 총 62억원이 아닌 정부 부담 19억원, 건보공단 60억원, 환자본인부담 20억원 등 약 100억원 정도의 재원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범사업에 대한 재정의 관리는 병원에서 간병에 대한 급여비를 청구해 건보공단이 지급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건보공단이 관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임옥 건강보험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페널토론에서 “간병서비스는 민간보험 방식이 아니라 건강보험권 내에서 제도화 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일갈했다.

박진석 한국백혈병환우회 대회협력팀장은 “이번 시범사업은 건강서비스의 급여화를 통해 건강보험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며 “단, 제도화를 위해 민간의료보험을 활용한다면 건강보험 보장성을 후퇴시키고 환자에게 이중의 비용부담을 주는 것으로 환자단체 입장에서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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