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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일자리·요양 … 스타트업이 나섰다단순요양 넘어 주거·의료까지
김희라 기자 | 승인 2023.12.26 09:40

2019년 단 3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던 스타트업이 창업 3년 만에 3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에는 기업가치 1000억원을 인정받아 '예비 유니콘'이 됐다. 올해는 작년의 두 배인 2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방문요양 스타트업 '케어링' 얘기다. 돌봄이 필요한 노인을 대상으로 방문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 과정을 디지털로 자동화했다. 이 회사는 올 하반기부터 30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돌입했지만 투자자가 몰려 목표금액을 훌쩍 넘긴 350억원을 유치했다. 김태성 케어링 대표는 20대부터 게임과 데이터, 블록체인 등 트렌디한 분야에서 창업을 해 오다 이번에는 실버케어 분야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실버케어 시장의 사업 비전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지만 요양 사업을 하면 할수록 무거운 사명감이 생긴다"며 "앞으로도 요양 인프라스트럭처를 탄탄히 구축해 고령화라는 확정된 미래를 준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케어링을 비롯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젊은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초고령화와 초저출생, 이에 따른 인구절벽이 미래 사회의 가장 큰 위협으로 지목되지만 별다른 '해결사'가 존재하지 않는 가운데 여기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 스타트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트렌드는 이른바 '고령친화산업'의 가파른 상승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고령친화산업 제조, 서비스업 실태조사 및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고령친화산업의 시장 규모는 2012년 37조6900억원에서 2021년 72조3000억원으로 10년 새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2030년에는 143조64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착한 사업'은 돈이 되지 않는다는 편견이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스타트업 '내이루리'는 시니어 인력을 기반으로 정기배송 서비스 '옹고잉'을 운영한다. 정현강 내이루리 대표는 물류 시장이 커지는 동시에 일자리를 원하는 시니어 역시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시니어 인력을 배송 서비스에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처음에는 '실버라이닝'이라는 회사로 시니어가 살아온 동네에서 도보로 배달하는 '할배달' 서비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불규칙한 배송 주문과 길 찾기의 어려움으로 일을 지속하는 시니어가 많지 않다는 문제에 봉착해 정기배송과 수거대행 서비스인 '옹고잉'을 내놨다. 내이루리의 시니어 배송요원이 정기배송하는 식음료 물량은 월 14만인분에 달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주목할 만한 고령친화 스타트업이 있다. 2017년 설립된 싱가포르의 '실버커넥트'는 '젠틀푸드'라는 서비스를 통해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노인과 환자를 위한 식단을 개발·제공한다.

2020년 창업한 미국의 '겟셋업'은 스마트폰을 유용하게 쓰는 법, 메일 사용법 등 실버세대가 디지털에 친숙해질 수 있는 학습 자료부터 아침 운동법, 인스타그램으로 제품 광고를 하는 법 등을 제공하는 교육·학습 플랫폼이다. 플랫폼에서 강의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가이드'를 채용하는데, 가이드 채용 조건 중 하나도 '50세 이상'이다. 노인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지원하는 일본의 '에이지웰(AgeWel)', 노인이 쉽게 영상통화를 하게 해주는 호주의 '도시(Dossy)'도 실버세대를 겨냥한다.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임팩트)을 주는 기업에 투자하는 '임팩트 투자사'도 관련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가 3세인 정경선 의장이 창립한 에이치지이니셔티브(HGI)가 대표적이다. 남보현 HGI 대표는 "과거에는 임팩트 투자자가 기후·환경 문제에 공통적인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있었으나, 이제는 인구 문제에도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고 해결하려는 분위기"라며 "2030년에는 고령친화산업이 반도체를 넘어 전체 산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문제 해결과 경제성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김희라 기자  heera29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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