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는 ‘성폭력 범죄 양형에 대한 의견서’를 대법원 및 양형위원회를 포함한 전국의 각 법원 26곳에 발송, 검토를 요청한 결과 단 3곳만 답변을 보내왔다고 4일 밝혔다.

지난 11월7일 발송한 ‘성폭력 범죄 양형에 대한 의견서’는 2009년 7월1일부터 2011년 12월31일까지 대법원 종합법률서비스에 공개된 성폭력 범죄 판결문 69건(28사례)에 대해 ▲형량을 결정하는 ‘양형 이유’적용방법 ▲감경∙가중요소 등을 분석한 결과와 그에 따른 의견이 담겼다. 

상담소에 따르면 이번에 의견서를 발송한 곳 중 양형위원회, 서울서부지방법원, 대구지방법원 등 3곳에서 답변을 받았다.

답변내용은 “전체회의에서 논의하겠다”, “성폭력 재판부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전달하겠다”, “의견서는 법원이 아니라 양형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등이었다.

민우회는 “이번 의견서는 양형위원회를 통한 양형기준의 수정을 요청하는 내용 뿐 아니라 각 판결에서 양형을 결정하는 법관의 인식 변화를 촉구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며 "양형위원회로 보내야 한다는 답변은 의견서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23곳은 검토여부조차 알 수 없다”며 “성폭력사건 판결에 있어 법관의 가치관과 성인지감수성이 양형을 어떻게 적용하고 판단할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법관의 인식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법관들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의견서에 담긴 양형기준 분석에 따른 의견으로는 ▲판결문에서 양형이유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라 ▲피해자와의 합의가 양형감경사유로서 제시될 때, 양형에 미치는 정도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라 ▲친족간성폭력 및 부부강간죄의 합의에 대한 양형의 판단은 관계의 특수성과 합의의 과정을 반드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등이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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