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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차라리 없으면 없다고 말하는 정부
심재원 기자 | 승인 2006.06.12 10:52

보건복지부는 최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새로마지 플랜 2010)' 시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새로마지 플랜 2010’은 발표 직후부터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이번 정책을 바라보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가진 부분은 정책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마련이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에 집중됐다.

정부가 내놓은 정책을 보면 앞으로 5년간 투자에 필요한 액수는 32조746억원이다. 저출산 지원 18조8998억원, 고령화 대책 7조1802억원, 노인 일자리 마련 등 성장 동력 확충 5조9600억원 등이다. 올해 2조4000억원에서 내년에는 3조7000억원 등 매년 평균 29.5%씩 늘어난다. 복지 예산 증가율(9.5%)에 비해 거의 세 배씩 늘어나는 셈이다.

정부는 재원 마련을 위해 공무원 인건비 감축 등 세출 구조조정, 비과세·감면제도 신설 억제, 자영업자 세금 징수율 제고 등의 방안을 내놓았다.

우선적으로 제시한 비과세·감면제 폐지 등은 국민 부담으로 직결돼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여당 내에서조차도 반대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무원 인건비 감축을 비롯한 예산 우선순위 결정 등 세출 구조조정은 부처 간 이견이 제대로 조정될지도 의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전체 32조원의 재원 중 지방자치단체들이 내야 하는 돈이 40%(12조9805억원)나 되는데, 지방자치단체들이 빠듯한 살림살이에 사업을 제대로 진행할지도 미지수다. 지금 같은 경기상황이라면 아마도 수급할수 있는 지자체는 손으로 꼽을 것이다.

‘입양아동에 대한 월 10만원 양육수당’도 기획예산처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기본계획에 포함됐다. ‘아동 예방접종 지원’은 건강증진기금에서 나오지만, 이 또한 올 담뱃값 인상을 전제로 하고 있어 예산확보가 불투명할 수 밖에 없다.

현 정권이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문제가 되어 왔던 예산확보가 이번에도 정부의 정책을 시작도 하기 전에 발목을 잡은 것이다.

어찌보면 노무현 정부처럼 사회복지를 위해 많은 돈을 쏟아부었던 정권이 과거에는 없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지나쳤던 것이 문제였다. 경기침체는 장기화되고, 국민들의 생활환경은 악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정부의 복지정책은 총알없는 총이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총알을 수급할수 없게 된 것이 현재 정부가 처한 입장이다. 많은 국민들은 현재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 회의적인 입장들이다. 매번 껍데기만 바꾸는 국산차들처럼 새롭게 발표됐던 정책들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지금 정부가 국민들에게 내어놓아야 할 것은 새로운 정책이 아니다. 현재 진행중인 정책을 끌고 나가기 위해 필요한 재원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내어놓는 것이다.

더 이상 담배값을 인상한다든지, 비과세․감면세 폐지를 통해서라든지 하는 추상적인 대책보다는 차라리 없으면 없다고 말하는 것이 오히려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라는 점을 정부가 알아야 할 것이다.

심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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