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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절약 운동흥청망청 쓰면 지구는 멍든다
전등 끄기·코드 뽑기 등 절전생활화는 환경운동 첫걸음
이지현 기자 | 승인 2005.01.12 15:12

이경진(37)씨는 알뜰 주부다. 에너지를 아끼는데 앞장서고 있다. 외출 할 때는 혹시 사용하지 않는 전등이 있는지 살피고 나간다. 으레 청소기 대신 빗자루로 청소한다. 며칠 전에는 전기 압력밥솥이 전력소모가 크다는 얘기를 듣고 에너지의 소모가 적은 압력밥솥으로 바꿨다. 대기 전력을 막을 수 있는 절전 멀티탭도 사용하고 있다. 환경시민단체인 에너지시민연대의 회원으로 가입하기 전에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건 관심 밖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미래 세대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에너지 절약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전기세를 줄이기 위해 에너지 절약 운동에 참여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에너지 절약과 환경의 연관성을 알게 됐어요.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는 이유 중 하나가 에너지를 흥청망청 쓰기 때문이거든요. 그렇지만 에너지를 절약하면 발전소를 덜 지을 수 있고 연료 사용을 줄일 수 있어요. 에너지 절약 운동은 곧 환경을 지키는 지름길이에요.”

100만 가구 에너지 절약 운동 전개 
이씨처럼 에너지 절약 운동에 동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환경시민단체에서도 에너지 절약 운동에 팔을 걷고 나섰다. 점점 고유가 시대로 치닫고 환경이 더욱 파괴되기 때문이다.

전국 265개의 환경소비자 여성단체로 구성된 에너지시민연대에서는 ‘에너지 스마일 운동’을 펼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불우이웃돕기에도 앞장서기 위한 것이다. 에너지는 따뜻한 것이라는 의미를 심어주며 나눔 운동으로 승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전기세를 내지 못하는 200∼300만 가구를 돕는 공익활동이 그것. 아울러 펀드를 조성해 재생 가능한 에너지인 태양광 시스템, 전기 시스템을 설치하고 절전 제품도 제공해주는 것이다.

에너지 스마일 운동 중 하나인 에너지 절약 100만 가구 운동에서는 이곳에 가입한 시민들이 매월 전기 사용량을 입력하면 단체에서 절약 방법을 일러주는 것이다. 매달 절약을 잘한 가구에 친환경 상품을 증정한다. 에너지를 절약하는 만큼 그런 실천을 돕는 제품인 절전멀티탭, 고효율 조명등을 전달, 절약의 지름길로 안내한다. 

에너지시민연대 김태호 사무처장은 “에너지를 환경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 그동안 발생한 핵폐기물의 건설 증가, 지구 온난화 등의 문제는 모두 에너지의 과다 사용에서 비롯된 것이다” 고 말한다.
“에너지 절약운동은 곧 환경운동이에요. 요즘 지구온난화의 문제가 심각해지는데 지난 100년 동안 0.6도가 상승했어요. 과거 만년 동안 1도 상승한 것보다 점점 더 빠르게 온난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어요. 우리의 경우 1년 사이에 1.3도 상승했어요. 에너지 과다 사용 때문인데 특히 화석 연료를 사용하면 이산화탄소의 발생률이 증가해 환경이 파괴돼요. 그러다 보니 겨울철도 영상기온이 유지되고  폭우, 폭설 등 기상이변이 많고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어요.”

전기 소비량을 살펴보면, 가정에서 40%, 산업 55%, 기타 공업용 순으로 나타난다.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부분이 산업용이다. 이곳에서 고효율 전동기를 사용하면 25∼35%정도 줄일 수 있다. 그렇지만 가정에서의 에너지 소비량도 무시할 수 없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력 소비의 증가율이 7.6% 정도나 된다. 산업 분야에서 3%대인 것에 비하면 무척 높은 수치다. 점점 생활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전제품이 대형화되고 홈네트워크 시스템으로 전력 소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김 사무처장은 “산업자원부에서 에너지 정책을 관할하고 있다. 한 부처에서 에너지정책을 총괄하기보다는 환경부, 건교부 등과 함께 협조체계를 이뤄가는 게 필요하다. 시민단체와 함께 하는 에너지위원회 등 기구 마련도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지구온난화 가속화
최근 몇 년간 유가 급등과 석유 고갈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 에너지 절약과 신재생 에너지 확대와 같은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에너지 절약이 더욱 절실한 때이다. 매달 40킬로와트시(kWh)씩 연간 480킬로와트시의 전력을 절감한다고 하자.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48㎏과 이를 흡수할 수 있는 나무 8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에너지시민연대에서는 지구온난화 극복을 목표로 지난 2002년부터 추진해온 ‘전기에너지 20% 절약운동’(이하 20%절약운동)의 절약 결과를 발표했다.

에너지시민연대가 추진하고 있는 20%절약운동은 전국의 1천500만 전력사용가구가 전력사용량의 20%와 이산화탄소 5%를 줄이고 이를 통해 환경보호 및 에너지 안보에 대비하고자 하는 것이다. 가구당 월별 44.5kWh 절약은 전국 확대시 원자력 1기 분량, 334만 가구에 공급이 가능하다.

전체적으로 보면 올 1∼2월, 총 250가구가 참여하여 13,537kWh를 절약하였으며 일반 주택용 가구는 월평균 44.5kWh를 절약했고, 전년 동기간에 비해 14.6% 정도 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전국 1천503만 주택용 전력사용 가구로 확대했을 때 연간 8,026GWh(100만kW급 원자력 1기 분량)로 2003년 전체 주택용 전력사용량의 17.2%를 절감할 수 있는 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결과치는 월 200kWh를 사용하는 334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1조원에 해당할 정도로 엄청난 수치다.

한편 2004년에는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처와 전국 지역 참여단체를 통해 전체 회원수 10만 명을 목표로 하며 매월 1만 가구 이상의 모니터링을 통해 연간 절약량 10만kWh를 기대하고 있다. 전기 10만kWh를 줄이면, 금액으로는 1천278만 원을 절약할 수 있고 이를 통해 10톤 이상의 CO2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에너지 절약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제도가 있다. 이것은 제품의 에너지소비효율을 1∼5등급으로 구분 표시해 소비자들이 에너지 효율이 높은 에너지절약형 제품을 손쉽게 판단해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1등급 제품은 5등급보다 30∼40%의 에너지가 절감된다. 우리나라에서 이 제도가 적용되는 대상 품목은 냉장고, 에어콘 등 11개 품목이다.

제도의 문제점이 있다. 등급제품을 지칭하는 용어가 어렵다는 것이다. 현행 형광램프는 고효율형광등으로 안정기내장형램프는 고효율 전구로 개칭할 필요가 있다. 둘째 등급제도 적용품목의 확대가 필요한 실정이다.

절전 제품 구매하는 녹색 소비자 운동 펼쳐 
한편, 과거의 에너지 절약 운동처럼 ‘코드 뽑기’에서 머무르지 않고 에너지효율 및 절전 제품에 대한 구매 운동까지 펼쳐지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에서 그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에너지 절약 제품의 생산을 촉구하는 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 효율 1등급 제품과 대기전력 1와트 제품을 구매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특히 절전제어장치나 대기전력 1와트 이하의 제품을 사용하면 작동에 쓰이지 않고 버려지는 대기전력을 연간 7천600억 원 정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녹색소비자연대 정귀윤 부장은 “그 동안 에너지 절약 운동으로 냉방온도를 28도로 유지하고 사용하지 않는 플러그를 뽑자고 했는데 그러면 소비자들이 일일이 신경을 쓸 게 많아요. 하지만 생산자에게 절전 제품을 만들게 하면 훨씬 수월해요. 아울러 절전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대해 저리로 대출하는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해요. 아직까지 대기전력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없는 상태예요” 라고 말한다.
‘한 주부가 절약을 한다고 코드를 다 뽑고 다녔단다. 아이들 때문에 일일이 다 따라다니면서 할 수 없었다. 결국 절전 멀티탭을 사용했는데 전기세 20% 정도를 줄일 수 있었다.’
녹색소비자연대에서는 에너지실천시민행동단 ‘one-club’까지 꾸렸다. 주부들로 구성된 모임으로 현재 회원수는 60여 명 정도이다. 이들은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고 그 방법을 배우고 홍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마포 지역에 사는 원클럽 회원들이 에너지 절약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오숙(49)씨는 이곳 원클럽 대표이기도 하고 녹색소비자시민연대의 녹색나눔단 팀장이기도 하다. 평소 그는 꾸준히 환경운동에 동참해왔다.
그는 집안의 조명등은 전기세가 많이 나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에어콘도 자주 사용하지 않는데 작년에는 두 번 정도 틀었을 뿐이다. 엄청 더울 때 빼고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텔레비전도 5분 정도 안 볼 때는 꺼놓는다. 46평에 사는데 전기세가 5만 원 내외이다. 물을 아끼는데도 적극적인 그는 현재 절수기를 사용하고 있다.
“늦은 저녁에 상가 간판이 켜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을 보면 걱정이 돼요. 아까운 에너지가 새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영업이 끝나도 켜 놓고 있는 것을 볼 때마다 밤 12시 이후에는 소등을 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요.”
그는 환경단체에 참여하면서 생활 습관이 많이 변했단다. 다른 곳에 놀러가다가도 쓰레기를 보면 꼭 줍는다. 외출할 때마다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컵을 가지고 다닌다. 시장에 갈 때는 장바구니를 들고 간다. 한번은 어느 분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집에서 지렁이를 키운다는 말에 자신도 가능하면 음식물 쓰레기를 더 줄여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단다. 
이구영(41)씨는 에너지 절약 운동을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했지만 점점 꼭 필요한 운동이라는 것을 느낀단다. 실제 봄, 가을 옷이 필요없을 정도로 지구 온난화가 진행된다는 것을 겪으면서 에너지 절약 운동에 더욱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가능하면 절전제품을 구입하려고 한다.
“실제 이웃에 사는 분이 전기세가 10만 원이 넘을 정도로 많이 나왔어요. 특히 냉장고가 문제였는데 미국산 제품인데 에너지효율 등급 표시도 안된 것이었어요. 나중에 절전 제품으로 바꿨더니 전기세가 3만 원이나 줄었대요.”
오순애(47)씨는 에너지 관련 강의를 들으면서 화력 발전이 아닌 물이나 공기를 이용한 신재생 에너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절전 제품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는 게 큰 성과다. 오염된 자연을 후세에게 물려주면 안 된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환경오염으로 아토피성 피부염이 늘고 있어요. 병들어 가는 환경을 볼 때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돼요. 결국 문제의 원인을 따져보면 개발 위주의 무분별한 정책 때문인 만큼 정책을 세울 때 환경을 꼭 생각하며 결정했으면 해요.” 

“푸른 자연 지키는 지름길이에요”
환경이 점점 병들어 가고 있다. 생태계는 삼림분포지역이 조금씩 사라지고 삼림의 평형이 깨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의 온대성 식생 외에 아열대성 식생이 증가하는 등 생태계의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물 공급의 감소가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온난화로 인해 다모작 농사가 가능해지지만 병충해가 늘어나게 되어 토양이나 수질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다. 경사가 완만한 서해안과 남해안에서는 침수가 우려될 정도다. 더위로 인한 스트레스와 질병이 두 배정도 증가하고 있다. 
환경 문제의 주범 중 하나가 에너지를 물 쓰듯이 펑펑 사용하는 태도이다. 에너지 낭비로 인해 야기되는 환경문제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는 에너지 절약 운동이 곧 환경을 지키는 첫 걸음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할 때이다.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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